간호장교로 6·25에 참전했다가 허리를 다쳐 휠체어에 의지하면서 혼자 살아온 예비역 소령 조금임 할머니(82·서울 동작구 신대방동)가 평생 모은 2억원을 조카를 통해 사회에 내놓았다. 이 기금으로 최근 '여산장학재단'을 설립한 조카 국중하 우신산업 사장(65)은 "장애를 딛고 어렵게 살며 저축해온 이모의 뜻을 살려 인재를 양성하고 학문 연구에 도움을 주기 위해 장학재단을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전북 군산이 고향인 조 할머니는 일본에서 간호전문대를 졸업한 뒤 1948년 국군 창설 때 간호장교로 입대,6·25 전장을 누비다 수류탄 파편을 맞고 하반신을 못쓰게 됐다. 조 할머니는 그간 혼자 살면서 양말공장에서 받은 월급,정부 원호금,폐품 판매수입에다 세계장애인올림픽에서 받은 금메달과 상금까지 보태 기금을 내놓았다. 조 할머니는 1967년 영국 장애인탁구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았으며 72년 뮌헨 장애인올림픽에도 양궁 선수로 출전,금메달을 땄다. 여산장학회는 수익금으로 내년부터 가정 형편이 어려운 전북 출신 중·고·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기로 했다. 전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