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야 비켜라.기호가 간다" 기호가 광고 속을 파고들고 있다. 간결하지만 강렬한 메세지 전달 효과로 광고문구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가 내놓은 SM5 한정 판매모델 "에디시옹 스페시알"의 지면 광고 시리즈 3편에는 헤드카피가 없다. 문구가 있음직한 자리엔 "≠" "♪" "∞"라는 큼지막한 기호가 버티고 있다. 남과 다르고(≠),그래서 즐겁고(♪),그 기쁨이 영원하다(∞)는 의미. "남과 다른 차를 타는 기쁨"이라는 SM5의 기본 슬로건을 표시하는 것이다. 제작사인 웰콤 측은 "SM5 특별판이 기존 모델들의 외관에서 크게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기호로 호기심을 일으키는 동시에 특별한 명품 이미지를 강조하는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어찌됐건 에디시옹은 출시 보름만에 전체물량의 40%가 팔려나갔다. TBWA가 제작한 한국투자신탁증권의 TV광고도 눈동자 모양의 기호를 내세웠다. 나무를 클로즈업하던 화면이 숲으로 전경을 바꾸면서 푸른 숲위에 눈을 닮은 그림문자가 그려진다. "나무보다 숲을 보라"는 뜻이니,즉 자산관리를 위해서는 넓은 시야를 가져야 한다는 의미다. TBWA 이상규 차장은 "픽토그램(그림문자)이나 기호는 함축된 의미를 강하게 전달하는 효과가 크다"고 설명한다. 이에 앞서 방송됐던 굿모닝 증권의 TV광고도 웃는 해를 연상케하는 그림문자를 등장시켜 좋은 반응을 얻었다. 화면 구석구석에서 빛나던 스마일 표식은 "기분 좋은 아침"과 "굿모닝"이라는 기업브랜드를 효과적으로 전달했다는 평가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