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 채권단이 현대자동차에 대해 대우차 폴란드 현지공장인 대우-FSO의 인수를 제의했다. 대우-FSO는 대우자동차 최대의 해외현지 공장이자 폴란드 2위의 자동차메이커로 GM은 당초 이 공장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제휴관계에 있는 피아트를 동유럽 공략의 교두보를 삼는다는 방침에 따라 인수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채권단 관계자는 "이미 비공식적 루트를 통해 현대에 인수의사를 타진했으며 현대도 현재 실사 등 실무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조만간 공식 인수제안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채권단과 별도로 폴란드 정부도 최근 현대차에 FSO를 인수달라고 요청했다. 현대 관계자도 "폴란드 정부에서 FSO 인수를 요청해와 이를 검토중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수가능성에 대해서는 "전략적 판단이 필요한 만큼 당장 입장을 정리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종대 대우차 회장은 FSO처리방안과 관련해 "현재 새주인을 찾는 작업이 진행중이며 원매자가 나타나면 채권단과 근로자 주주 모두가 고통을 분담하는 방식으로 인수자의 부담을 가볍게 해줘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한국의 법정관리 방식을 폴란드 정부 및 채권단에 권유했으며 원매자가 생기면 이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FSO는 지난해 대우차 부도 여파와 폴란드내 자동차 수요 감소로 5억4천1백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상반기 판매도 2만7천1백4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에 그쳐 경영난이 가속화되고 있다. 현재 FSO는 폴란드내 금융기관들과 채무 만기연장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가 유럽시장 진출 확대를 위해 폴란드를 교두보로 삼을수 있지만 이것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고용 및 채무조정과 폴란드 정부의 지원 등 각종 혜택이 주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가 지난해 대우차 인수전에 뛰어들때도 FSO만 인수하겠다고 밝혔고 폴란드와의 외교관계를 우려하는 정부의 요구를 무작정 거부할 수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조건만 맞으면 현대가 인수하지 못할 이유도 없다고 분석하고 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