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초 1,300원대 진입이 일단 좌절된 뒤 환율이 깊은 정체의 늪에 빠져있다. 달러/엔 환율은 참고지표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아래쪽보다는 위로 향한 재시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역외매수세 등이 나와줘야 한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전 11시 현재 전날보다 2.20원 오른 1,298.70원을 기록중이다. 이틀 내리 하락세가 힘을 받지 못하자 오히려 오름세로 방향을 튼 환율은 개장가를 저점으로 꾸준히 올라 요전에 번번히 좌초당했던 1,300원대 등정을 시도할 기미였으나 여의치 않다. 전날보다 1원 오른 1,297.50원에 출발한 환율은 오름세를 이으며 9시 38분경 1,299.40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밤새 역외선물환(NDF)환율이 골드만 삭스 등의 달러 매집 등으로 소폭 상승, 1,300/1,302원에 마감한 것을 이었다. 이후 환율은 1,299원선을 거닐며 1,300원 상향돌파 시도를 예상했으나 대체로 1,298.50∼1,299원 범위에서 둥지를 틀고 있다. 위쪽으로는 대기매물벽이 버티고 있고 1,295∼1,296원 언저리에서는 최근 꾸준하게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타이트한 거래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달러/엔 환율은 이 시각 현재 117.47엔으로 뉴욕장에 비해 소폭 내림세다. 달러/엔은 19일 뉴욕장에서 초반 상승세를 타다가 베이지북의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감이 거듭 표명되자 소폭 내린 끝에 117.65엔에 마감한 바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이날에도 주식 팔자에 무게를 싣고 있다. 나흘째 주식순매도를 잇고 있는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271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중이다. 최근 매도규모도 커지면서 외국인 자금이탈에 대한 우려가 조금씩 커지고 있는 상황. 지난 화요일 1,117억원에 이르는 주식순매도분이 달러 수요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중.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수급도 두드러진 것이 없고 시중포지션은 약간 달러매수초과(롱) 포지션을 터는 듯 하나 강하지 않다"며 "1,300원에 대한 경계감과 1,295원에서의 하방경직성이 부딪히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래쪽으로는 단단히 막혀있음을 확인한 상태라 다시 1,300원을 테스트해 볼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