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무약이 식품의약품안전청을 상대로 우황청심원 품목허가취소처분이 부당하다며 제기한 행청처분 취소소송에서 패소함으로써 이 시장에 적잖은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식약청은 지난3월 조선무약이 생산하고 있는 솔표우황청심원액 등 두 품목에 대해 "함량미달"판정을 내리고 품목허가를 취소했다. 이에 조선무약은 식약청장을 상대로 처분취소소송을 냈으나 최근 행정법원으로부터 이의없다며 기각당했다. 이번 기각판정으로 조선무약은 고등법원에 항고(2심)하면서 해당 품목의 생산을 당분간 지속할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 쌓아온 기업이미지에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조선무약은 지난98년까지만해도 시장의 50%안팎을 점유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8월 부도를 내고 야생동식물보호조약(CITES)에 따라 천연사향의 대체물질인 L-무스콘을 원료로 우황청심원을 생산해 시장의 신뢰를 잃고 있다는 평가다. 더욱이 L-무스콘은 빛을 받으면 자동 휘산(揮散)하는 경향이 있어 물질이 불안정하고 40여종에 달하는 천연사향의 한 성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있어 재기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무약의 공백으로 광동제약의 약진이 예상된다. 천연사향과 사향대체물질인 영묘향(사향고향이 분비물)등 두가지 물질로 우황청심원을 만들고 있는 광동제약은 "이미 비축해놓은 천연사향으로 앞으로도 3년 이상 동의보감처방과 거의 동등한 제품을 만들수 있다"며 "시장점유율이 작년 30%선에서 올해 50%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광동은 천연사향으로 만든 제품의 가격을 영묘향 제품보다 20% 높게 책정하고 있다. 광동 관계자는 "천연사향이 들어간 제품에 대해 약효의 우위를 강조하고 싶지만 약사법과 식약청 방침에 따라 광고할 길이 막혀있다"며 아쉬워했다. 이밖에 일화 한국파마 구주제약 등은 L-무스콘으로,삼성제약은 석창포 안식향 장뇌 등 3가지 식물생약복합물을 원료로 우황청심원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일화는 최근 저가공세를 통해 기존 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 우황청심원시장은 업체간 과도한 경쟁으로 지난98년 5백40억원에 달하던 시장규모가 지난해 4백억원대로 뚝 떨어졌다. 올해도 큰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