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참사에 대한 미국의 보복선언으로 아프가니스탄 등 중동지역에 전운이 고조,국내기업의 현지 플랜트 수주 전략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올들어 종합상사,중공업,기계 등 플랜트 관련 기업들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국가들이 발주하는 대규모 플랜트 공사를 따내기 위해 한껏 공을 들여왔다. 지난 5월 초엔 정부까지 가세해 수주 총력전을 펼쳤다. 그러나 관련 기업들은 미국의 테러전쟁 불똥이 이들 국가로 튈 경우 플랜트 발주시장이 크게 위축되지 않을까 긴장하고 있다. 이미 공사를 수주한 기업들은 공사가 지연되거나 중단되지 않을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석유화학공장을 건설하는 'NIC PE'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삼성엔지니어링은 "현재 선수금 9백만달러를 받아놓고 최종 계약을 맺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데 테러사태가 났다"며 전쟁이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우려했다. 이 프로젝트는 사우디아라비아의 NIC사가 발주한 것으로 그 규모가 총 3억2천5백만달러에 달한다. 중동시장에서 바닷물을 산업용수나 생활용수로 전환하는 해수 담수화 프로젝트를 수주해 놓고 있는 두산중공업도 확전 여부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현재 수행 중인 공사 규모가 20억달러를 웃돌기 때문에 확전될 경우 공사가 지연돼 공사비 부담이 늘어나거나 아예 중단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LG상사 현대상사 등 상사쪽은 더 긴박하다. LG상사는 현재 이란 오만 쿠웨이트에서 각각 가스,정유,중질유탈황설비 프로젝트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에서는 제지플랜트 공사를 진행 중이다. LG상사 관계자는 "제지플랜트는 공사일정을 재점검하고 있다"며 "확전이 된다면 입찰예정인 프로젝트나 현재 하던 사업을 보류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유,해수 담수화 플랜트 수주를 추진 중인 현대상사 관계자는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으나 테러전쟁이 발주 국가로 옮겨붙으면 발주가 늦어질 것은 뻔하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올들어 중동 국가들은 유가상승에 힘입어 사회간접자본 투자를 대폭 늘리면서 대형 플랜트를 많이 발주하는 추세였다. 앞으로 예정된 것만 1백여건,약 5백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