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동시다발 테러에 대한 미국의 보복공격이 임박하면서 국내 해운업체들이 중동지역 원유수송에 차질을 빚지나 않을까바짝 긴장하고 있다. 16일 해양수산부와 해운업계는 미국이 이번 테러의 주범으로 추정되는 오사마빈 라덴을 보호해 온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하는 순간부터 원유수송에 크지는 않지만어느 정도의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의 공습이 시작되면 원유 수송로인 아라비아해가 미 항모 엔터프라이즈호의공격기지로 변하면서 중동지역의 원유반출이 미군의 호위하에 제한적으로 허용되기때문이다. 실제 지난 91년 걸프전 당시도 원유반출이 미 군함의 호위하에 이뤄지면서 수송일정이 상당기간 늦춰지기도 했다. 이때문에 당장 17일과 19일 이란과 카타르에서 원유를 싣고 나와야 하는 현대상선[11200]의 경우 그 이전에 미국의 공습이 시작되지나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현대상선과 한진해운[00700], SK해운 등 중동에 기항하는 해운업체들은 현재 하루 4차례씩 해양부와 비상연락을 취하면서 공습시의 행동요령을 사전숙지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한편 이들 업체가 지난해 한해동안 중동으로부터 실어나른 원유는 총 6억8천700만배럴(약 9천160만t)로, 전체 원유수입량 8억9천400만배럴의 76.8%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가별 수입량은 사우디아라비아 2억6천500만배럴, 아랍에미리트연합 1억2천800만배럴, 이란 8천100만배럴, 쿠웨이트 6천700만배럴 등이다. 원유와 함께 LPG(액화석유가스), LNG(액화천연가스) 수입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예상되는데 지난해 LPG 수입량은 총 467만8천t으로, 이 가운데 83.5%인 390만6천t이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등 중동국가에서 수입됐다. LNG 수입량은 총 1천457만8천t으로, 이 가운데 35%인 510만4천t이 카타르와 오만 등 중동국가에서 수입됐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공습이 현실화되면 원유수송 중단 등의 사태는 발생하지 않더라도 어느정도의 수송차질은 불가피하다"면서 "특히 사태가 확산돼 이라크등까지 공격대상에 포함될 경우 피해는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연합뉴스) 심인성기자 si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