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로마=연합뉴스) 강의영기자 = 현대.기아자동차가 그리스와 이탈리아를교두보로 자동차의 본고장이자 세계 메이커들의 각축장인 서유럽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그리스에서 지난해 2만8천243대를 팔아 9.7%의 시장점유율로 서유럽 국가에서 유일하게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현지 메이커 없이 유럽.일본업체 등이 경쟁하고 있는 그리스에서 도요타(9.1%),피아트, 오펠 등을 제치고 지난 77년 그리스에 진출한 이래 23년만에 처음으로 정상에 올라선 것. 현대차는 올들어 점유율이 9.5%로 오펠에 뒤지고 있으나 다음달 매트릭스(국내명 라비타)와 쿠페(투스카니)가 출시되면 올해 당초 목표보다 25% 많은 4만대를 판매, 수위를 고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내년 4월부터 월드카(프로젝트명 TB)의 양산에 들어가 그리스 시장에 상륙시킬 경우 확고한 위상을 지킬 것으로 현대차는 전망했다. 현대차의 성공요인은 ▶제품과 품질이 현지 입맛에 맞는데다 ▶연간 1천대 이상을 판매하는 대형 딜러가 7개에 달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딜러를 보유하고 있고▶저마진.대량판매 정책을 통한 시장장악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 현대차 수입 법인인 현대헬라스의 안드레아 주카스 사장은 "유럽 시장을 겨냥한신차가 잇따라 출시될 예정이고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의 공식 스폰서로 선정돼 이를적극 활용하면 기아차와 함께 그리스에서 확실한 입지를 굳힐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또 피아트 등의 메이커가 있는 이탈리아에서 지난해 서유럽국가 가운데 가장 많은 4만4천153대를 팔아 1.8%의 시장점유율을 보였으며 올해 판매량은 5만1천대로 15%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왕식 현대차 이탈리아.그리스 지부장은 "매트릭스와 월드카 등 신차가 바람몰이를 하고 계약에서 출고까지 4개월 이상 걸리는 싼타페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면 내년 7만대 이상을 판매, 아시아 메이커 중 도요타를 제치고 점유율 1위에 오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아차도 리오.스포티지.카니발 등이 호평을 받아 1-7월 그리스에 2천462대, 이탈리아에 7천491대를 각각 수출했다. 따라서 그리스와 이탈리아반도를 교두보로 한 현대.기아차의 바람이 아드리해와에게해를 건너 유럽 본토로 확산될지 유럽 자동차 메이커들이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