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랑 < 대한교과서 사장 Trhwang@daehane.com > 도로에 차들이 많아졌다. 막히는 시간이 따로 없을 정도로 자동차들이 온통 거리를 메우고 있다. 운전을 하다 차가 막히면 짜증이 나고 답답하지만,그렇다고 달리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니 참을 수밖에 없다. 벌써 10여년이 더 지난 이야기이지만 88올림픽을 앞두고 차례지키기 캠페인이 확산된 적이 있었다. 이후 줄서기는 많이 정착됐고 새치기를 한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런데 막히는 도로를 가다 보면 끼어드는 차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차간 거리를 두고 미리 들어간다는 신호를 보내고 들어오면 문제가 없다. 그러나 신호도 없이 급하게 들어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게 되면 결국 뒤차는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을 수밖에 없다. 이런 예측불허의 상태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지나치게 긴장해야만 한다. 다른 차선을 달리다 마지막에서야 끼어들기 위해 차를 들이미는 경우와 주행 차선이 아닌 곳을 달리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이렇다 보니 제 차선을 지키는 차는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더욱 지체된다. '우리 사회에서는 원칙과 질서를 지키는 사람이 바보'라는 말이 증명되는 순간이다. 새치기는 부끄러워하면서도 끼어들기는 너무나 당연시되는 도로 위 풍경. 새치기와 끼어들기는 다른 것일까? 자신의 작은 이익을 위해 남에게 피해를 입히는 새치기와 끼어들기는 결코 다른 행위가 아니다. 끼어들기는 새치기와 달리 얼굴이 직접 보이지 않는다는 약간의 익명성을 제외하고는 서로 다른 행위가 아니다. 그런데도 전혀 거리낌없이 행해지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기 짝이 없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기다리고 극장의 표를 사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은 아름답다. 몇년 후쯤이면 우리 도로 위 풍경도 이처럼 아름다워질 수 있을까. 차례를 지키고 원칙을 지키는 사람들이 손해를 보지 않는 사회가 될 수 있을까. 질서가 유지되는 도로를 가진 사회는 건강하고 아름다울 것이다. 도로 모습은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풍경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