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설명회(IR)를 위해 미국 뉴욕에 출장중인 위성복 조흥은행장이 11일 오전(현지시간) 테러를 당한 월드트레이드센터에서 마침 약속이 있었으나 간발의 차이로 참변을 면했다. 12일 조흥은행에 따르면 위 행장은 이날 오전 9시30분에 월드트레이드센터에서 미국 기관투자가인 오펜하이머(Oppenheimer) 펀드 관계자와 면담을 갖기로 약속이 잡혀 있었다. 이를 위해 위 행장은 묵고 있던 맨해튼의 월도프아스토리아호텔을 오전 8시45분께 출발할 예정이었다. 호텔부터 월드트레이드센터까지는 자동차로 10분 거리. 만약 예정대로 호텔을 출발했더라면 자칫 비행기 자살폭탄 테러 현장에서 끔찍한 변을 당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위 행장은 자료 준비가 늦어져 출발 시간을 10여분 늦췄고 이 때문에 화를 극적으로 모면할 수 있었다. 위 행장은 9시께 호텔을 떠나기 위해 막 자동차에 오르려는 순간 월드트레이드센터 테러 뉴스를 들었다. 위 행장은 12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천우신조로 나와 수행했던 조흥은행 직원 모두가 무사하다"며 "귀국을 서두르고 있으나 미국의 모든 공항이 전면 폐쇄돼 2∼3일 후에나 비행기를 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