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동시다발 테러사태에 직면, 국내 외환시장도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뚜렷한 시장 방향에 대한 예측이 어려운 가운데 하루이틀 달러화 가치의 폭락으로 인해 원화도 강세를 일시적으로 띨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여러 요인들이 상충하지만 원화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 전망이 우세하다. 12일 국내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전혀 예측치 못한 사태로 인해 서로 눈치를 보면서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 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단기적으로 달러화 가치의 폭락에 따른 원화의 강세를 점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원화가 강세로 갈 요인이 없다고 보고 있는 상황.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하루이틀 지나면 원화가 강세요인보다 약세요인에 노출될 것"이라며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주식 순매도에 나서고 안전자산 선호에 따른 달러화 수요가 일면 환율은 폭등의 가능성도 있다"고 점쳤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원화가 단기적 효과는 볼 것"이라면서도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 지가 최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불안조짐이 커지면 달러투기 심리가 촉발될 수도 있다"며 "환율은 하루이틀 아래쪽으로 테스트한 뒤 위로 방향을 틀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내에도 서로 눈치를 살피고 있는 가운데 국제 외환시장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운 모습. 향후 증시나 달러화에 대한 투자가들의 인식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쉽게 예측은 어렵다는 눈치다. 거래 자체도 정체될 것으로 보인다. 쉽게 거래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을 반영하리란 전망.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거래에 따른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공격적인 거래는 어려울 것"이라며 "미국계은행의 움직임이 어떻게 될 지에 따라 눈치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장기적을 상충되는 요인이 많으나 대미 수출이 급감함으로써 무역수지가 나빠지고 투자 유치가 어려워져 수급상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며 "미국 금융회사들이 현금보유쪽으로 선회하게 되면 달러의 유출이 생겨날 수도 있지만 섣불리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280원대로 뚝 떨어져 급락세로 출발했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전 9시 43분 현재 전날보다 9.80원 낮은 1,286원을 가리키고 있다. 전날보다 8.80원 낮은 1,287원으로 출발한 환율은 개장 직후 전날보다 무려 10.80원이나 떨어진 1,285원을 찍은 뒤 낙폭을 다소 줄여 1,286∼1,287원을 오가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이 시각 현재 119.39엔이다. 전날 도쿄에서 121엔대였으나 미국 테러사태이후 한때 118.55엔까지 떨어지는 등 급락세를 맛봤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