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업계에 '정몽윤' 돌풍이 예고되고 있다. 정몽윤 현대해상 고문(46)이 이르면 이달말 경영일선에 복귀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정 고문의 복귀는 최근 자동차보험 완전자유화로 불붙은 손보업계의 경쟁을 더욱 가열시키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업계는 특히 정 고문이 사장 재임시절 공격적인 경영으로 업계 1위인 삼성화재와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상기하며 그의 경영복귀를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고(故)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 7남인 현대해상 정 고문은 지난 96년 대표이사 시절 회계상 문제점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지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었다. 감독당국의 5년간 해임권고 조치가 끝나는 시점은 이달말. 이에 따라 회사 경영에 의욕이 많았던 점에 비춰 그는 어떤 형식으로든 경영 전면에 나설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현대해상 대주주(지분 21%)인 그는 전문경영인 못지 않은 자질과 수완을 갖춘 경영인이란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지난 85년부터 현대해상을 이끌어오면서 손보사 경영과 관련한 전문지식을 많이 쌓아 왔다. 정 고문의 이같은 경영자질에 힘입어 현대해상은 90년대 중반까지만해도 업계 2위로 삼성과 치열한 경쟁을 벌였었다. 과거의 경험에 비춰볼 때 정 고문의 복귀는 손보업계 전체에 적지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삼성의 독주와 동부 LG의 공격적 전략은 현대로서 자존심 손상과 위협을 동시에 던져주기 때문이다. 현대해상측은 그러나 정 고문이 경영 복귀시점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고문이 좀처럼 의중을 나타내지 않은데다 대표이사를 맡기 위해선 주주총회 의결 등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손보업계는 정 고문이 경영일선에 돌아오면 현대가 자동차보험시장에서 보다 공격적인 전략을 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현대해상 내부에서도 오너인 정 고문의 역량이 회사 재도약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어쨌든 손보 빅4중 LG화재에 이어 현대해상이 오너 친정체제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도 동부화재를 중심으로 한 금융그룹을 만드는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들 대형사를 중심으로 한 손보시장에서의 경쟁은 한층 뜨거워질 수밖에 없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