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신용금고들이 한국금융산업의 메카인 명동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한때 벤처붐을 타고 강남으로만 몰렸던 신용금고들이 다시 명동과 그 인근에 지점을 개설하거나 아예 본점을 명동으로 옮기고 있는 것. 이에 따라 해동금고 오렌지금고 등이 문을 닫으면서 위축됐던 신용금고의 명동내 위상도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돌아오는 금고들=명동 재입성의 첫 테이프는 지난달 명동지점을 개설한 골드금고가 끊었다. 그 뒤를 이어 한신금고는 내달 중순 강남에 있는 본점을 명동의 옛 코미트금고 본점자리(중국대사관 근처)로 옮길 예정이다. 코미트금고는 지난 3일 역시 명동인근인 을지로 입구 옛 보람은행 본점자리로 이전했다. 지난달 지점개설 인가를 받은 제이원금고도 내달 중순 남대문 지점을 개설할 계획이다. 또 프라임금고도 모기업인 프라임산업이 지은 명동 아바타빌딩 안에 점포를 확보해 놓고 출장소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왜 다시 명동인가=신용금고들이 이처럼 다시 명동일대로 몰리고 있는 것은 현금유동량이 큰 남대문시장이 가깝게 자리잡고 있는데다 최근 급신장하는 소액신용대출 시장을 확보하는데도 용이하기 때문이다. 골드금고 김백철 팀장은 "현금과 금융시장 정보가 가장 빠르게 돌아다니는 곳은 역시 명동지역이라고 판단해 본점을 이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제이원 금고 관계자는 "남대문 지점을 시장 상인과 명동 사채업자등을 주 고객으로 하는 대형 점포로 키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최근의 벤처산업 침체도 '명동회귀' 경향에 한몫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금고연합회 이기헌 부장은 "지난해까지는 테헤란로 일대 벤처기업들을 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해 신용금고들이 앞다퉈 강남권으로 진출했었다"며 "하지만 올들어 벤처산업이 침체를 거듭하면서 신용금고들은 강남권 보다는 전통적인 금융중심지인 명동쪽으로 점포를 옮기는 추세"라고 말했다. 최철규 기자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