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부터 전면 허용된 비교광고가 초가을 광고시장을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광고대행사에는 비교광고를 하려는 광고주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으며 광고제작자들도 메시지를 강렬하게 전달할 수 있는 비교광고 제작을 서두르고 있다. 비교광고전은 자동차업종에서 가장 먼저 시작됐다. 현대자동차가 지난 6일 경쟁사의 이름과 브랜드를 직접 표기한 신문광고로 첫 테이프를 끊더니 하루 뒤에는 기아자동차가 바로 대응에 나섰다. 현대자동차는 '1위에는 이유가 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EF쏘나타와 SM5 옵티마 매그너스 등 경쟁차를 직접 비교했다. 월등한 수출실적과 지난해 실시된 건설교통부 충돌실험에서 최고점수인 별점 5개를 획득해 안정성이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자 기아차도 자사의 리오 및 옵티마의 안전성을 SM5 등 경쟁차종과 비교테스트한 결과를 광고로 만들었다. 타깃이 된 르노삼성자동차는 현대자동차의 광고가 나온 날 아침 서둘러 광고를 대행하고 있는 웰콤의 담당자들과 함께 대책회의를 가졌다. 최근 공격적인 광고로 눈길을 끌고 있는 대우자동차도 비교광고가 허용된 것을 계기로 더욱 과감한 광고를 선보일 방침이다. 금융업종에서도 비교광고가 활성화될 전망이다. 제일투자신탁증권은 한국투신 대한투신등 업계 양대 공룡과의 비교광고를 적극 검토중이다. 제일투신증권은 공적자금을 받지 않았으며 자본건전성이 우수하고 하이닉스 채권을 보유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강조할 방침이다. 아이들의 창의력 개발에 타사보다 뛰어나다는 점을 은근히 강조해 온 웅진씽크빅은 내달말 선보이는 TV광고에서 비교의 수위를 좀 더 높이는 것을 검토중이다. 반면 비교광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온 술 음식료 소비재부문에선 의외로 서로의 눈치를 살피는 분위기다. 롯데제과는 계열광고회사인 대홍기획에 비교광고에 대한 자료수집을 요청했다. 진로와 공방전을 펼치고 있는 두산은 다소 조심스런 입장이다. 두산의 최형호 상무는 "비교광고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부정적이어서 관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가전업계는 아직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코래드 박종선 국장은 "비교광고에 대한 광고주들의 관심과 문의가 매우 많다"며 "특히 2위 업체나 후발제품이 선두를 따라잡기 위한 전략으로 각광받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