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휴렛팩커드(HP)의 컴팩인수에 따라 이 회사들의 한국지사 향방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HP는 현재 여의도에 자사 건물을 구입해 있으며 900여명의 임직원에 지난해 매출이 1조3천억원에 달해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 정보기술(IT) 기업 가운데 최대의 매출실적을 올렸다. 한국HP는 크게 서버와 대형 스토리지를 판매하는 소비자고객영업본부와 기업고객영업본부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다. 컴팩코리아는 서울 삼성동 아셈타워에 입주해 있으며 임직원 650명에 지난해 6천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컴팩코리아는 기업대상 영업을 담당하는 엔터프라이즈 컴퓨팅그룹과 소비자 대상 컴퓨팅 기기를 판매하는 액세스 비즈니스그룹, 국내 벤처지원 그룹인 e-코리아사업부 및 시스템통합(SI)사업부 등으로 나뉘어 있다. 이들 한국지사의 지분은 100% 본사의 소유다. 이들 업체가 추진하고 있는 국내 사업분야 가운데 중복되거나 경쟁관계에 있는분야는 PC와 개인휴대단말기(PDA), 유닉스서버, 스토리지 분야다. 양사의 현재 입장은 "아직 본사로부터 전달받은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며 조심스런 반응이다. 통상 대형기업간 빅딜이 일어나는 경우 이들이 운영하는 해외지사는 일률적인합병보다 현지 사정에 맞는 조정작업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한국지사는 국내 IT 기업가운데서도 `알짜' 기업으로 꼽혀 경쟁력이 있는 만큼 양사를 그대로 운영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는 협력 조직을 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HP 관계자는 "양사가 국내시장에서 충돌되는 부분이 있으나 이를 잘 조정하면 경쟁관계에 있는 한국썬이나 한국IBM, EMC코리아를 월등히 앞서거나 위협하는 위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PC와 PDA 분야에서는 컴팩이 주도하는 형태로 사업이 진행되고 유닉스서버와 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는 한국HP가 주도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한국IBM이 우위를 점유했던 중앙처리장치(CPU) 8개 이상의 대형서버 분야에서도 컴팩의 탄탄한 영업망을 기반으로 한국IBM을 바짝 뒤쫓을 수 있을 전망이다. EMC코리아가 절반 이상의 시장점유를 보이는 스토리지 분야에서는 양사의 공동마케팅과 브랜드 통합이 진행된다면 EMC코리아의 입지를 충분히 위협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양사가 중첩되는 또다른 분야는 국내 벤처지원 프로그램. 컴팩코리아는 현재 e-코리아 파트너사로 국내 벤처 1천여곳에 투자를 완료한 상태며 한국HP도 ESSP, 개라지 프로그램 등으로 국내 벤처를 지원중이다. 양사 관계자는 "본사 차원에서 예산이 편성돼 진행되는 사업이므로 이번주 중으로 구체적인 방안이 발표될 것"이라며 "양사의 벤처지원 프로그램의 중복분야에 대해서는 조정작업을 거칠 전망"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기자 hsk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