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통신산업은 우리가 이끈다" IT(정보기술) 업계에 정보통신부 관료 출신 기업인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한국통신 SK텔레콤 등 통신업계에 이어 최근 벤처업계에도 적극 진출, 정보통신분야의 기술과 정책수립 노하우를 살리고 있다. 정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벤처기업으로 자리를 옮긴 직원은 중앙부처가운데 가장 많은 41명. 이들은 온라인 업체를 직접 설립 운영하거나 기존 업체의 대표를 맡아 회사를 이끌어 가고 있다. IT 벤처업계에 진출해 활약중인 정통부 출신 경영인으로는 정홍식 텔슨전자 회장, 공종렬 이타임즈인터넷 사장, 강문석 TG아시아벤처스 사장 등을 우선 꼽을 수 있다. 정 회장은 행시(10회) 출신으로 체신부 국장 등을 거쳐 지난 98년 정통부 차관을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났다. 지난해 9월 중견휴대폰단말기 생산업체인 텔슨전자 회장으로 옮겨 해외시장 개척 등에 주력하고 있다. 공종렬 이타임즈인터넷 사장은 지난해 벤처로 이직한 정통부 공무원 1호다. 그는 정보통신정책국장, 국제협력관 등 요직을 거치며 승진가도를 달리다가 돌연 벤처인으로 변신, 화제를 뿌렸다. 현재 온라인뉴스인 이타임즈인터넷 외에 컴퓨터 주변기기업체인 아이텍솔루션, 여성포털 미즈컴닷컴 등의 대표도 맡고 있다. 강문석 TG아시아벤처스 사장은 지식정보과장을 지내며 지난해 히트를 친 "국민PC" 도입을 기획한 장본인이다. 삼보컴퓨터 계열의 벤처투자회사인 TG아시아벤처스를 이끌며 중국 벤처투자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강 사장은 요즘도 한달에 평균 보름이상을 홍콩에서 보내면서 중국 현지 벤처캐피털과 제휴를 추진중이다. 전파방송기획과장을 지낸 윤재홍씨는 지난해 4월 퍼시픽위성통신 부사장으로 옮긴 뒤 지금은 발을 빼고 온라인 조사업체인 든솔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정보화기획실장을 지내다 지난 98년 개인휴대전화(PCS) 사업자 선정비리에 연루돼 미국에 건너가 있던 이성해씨도 최근 귀국해 벤처기업 듀크FD 회장직을 맡았다. 이밖에 배순훈 전 정통부장관은 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와 벤처기업 리눅스원 회장을 겸직하고 있다. 통신업계는 이미 오래전부터 정통부 공무원 출신의 가장 손쉬운 이직대상이었다. 지금도 통신업체 사장과 임원들 상당수가 정통부(옛 체신부) 공무원 출신이다. 특히 공기업인 한국통신의 경우 전체 인력 4만4천여명 가운데 1만여명이 체신부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통신업계에서 대표적 정통부 출신 인사로는 신윤식 하나로통신 사장, 박학송 한국통신 부사장, 조민래 SK텔레콤 기획실장, 김이선 KTF 감사 등을 들수 있다. 신 사장은 행시1회 출신으로 체신부 사무관으로 공직생활을 출발, 차관까지 지낸후 지난 91년 민간기업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그 이후 데이콤 사장, 하나로통신 사장 등을 지내며 줄곧 통신업계 원로 CEO(최고경영자)로 활약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조민래 SK텔레콤 기획실장은 비교적 일찍 공직을 떠나 민간 기업인으로 변신에 성공한 대표주자로 꼽힌다. 체신부 주사 출신으로 국내 최고 이동통신회사의 핵심요직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받는다. 조 실장은 특히 지난해 IMT-2000 사업권 경쟁 당시 SK텔레콤 추진단장을 맡으면서 사업권을 따낸 주역이기도 하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