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유소에서 여러 브랜드의 석유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주유소 복수폴사인(상표표시)제"가 지난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감에 따라 휘발유가격 조정폭 등을 둘러싼 정유업체간 신경전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기존의 자사 간판 주유소에서 타사 브랜드의 제품이 더 많이 팔리는 사례가 나타날 수있기 때문이다. S-Oil은 2일 휘발유값을 3일 0시부터 리터당 49원 내린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이 회사의 휘발유값은 직영주유소 최고판매가격 기준으로 리터당 1천3백14원에서 1천2백65원으로 내리게 됐다. 이는 이날 현재 판매가격 기준으로만 보면 SK(주) LG칼텍스정유(각각 리터당 1천3백14원)나 현대정유(1천3백15원)보다 리터당 49~50원 싼 수준이다. SK와 현대정유는 휘발유값을 아직 조정하지 않았으며 LG정유는 동결키로 이미 발표했다. S-Oil 관계자는 "주유소 단일상표표시제에 의한 독점판매제도가 개선됨에 따라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혀주기 위해 가격을 내렸다"며 "이번 인하폭은 지난 97년초의 유가자유화 이후 가장 큰 폭"이라고 설명했다. S-Oil의 대폭적인 휘발유값 인하에 대응,가격을 어떻게 조정할지 SK 현대 등은 현재 고민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9월분 휘발유값을 이미 동결키로 발표한 LG정유는 "국제유가와 환율동향을 감안해 동결키로 한 가격을 따라 내리면 회사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해 이래저래 고민"이라고 말했다. 정유사들은 카드회사와 제휴해 벌이고 있는 카드 마케팅에서도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SK가 한미.BC카드,LG는 국민.LG카드 등과 각각 손잡고 주유실적에 따라 포인트를 쌓아주거나 할인해준다. S-Oil은 제휴회사인 하나은행 비자카드로 기름값을 결제할 경우엔 리터당 30원을 추가로 할인해준다. 현대정유는 복수폴사인제 시행과 함께 10월5일까지 오일뱅크 보너스카드 및 신한비자.프리카드 회원을 대상으로 "황금 마케팅" 행사를 펼치고 있다. 카드회원들이 현대 오일뱅크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으면 매일 6명씩 전산추첨해 순금 1냥(10돈)으로 제작된 실제모형의 순금 오일뱅크 보너스카드와 신한비자카드를 무료로 나눠준다. 손희식 기자 hsso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