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도 재료도 자취를 감추면서 환율이 제자리에 얼어붙었다. 하이닉스 반도체에 대한 불안감 등이 강보합권을 유지하게 했으며 물량 공급은 여전히 여의치 않다. 달러매도초과(숏)포지션으로 넘어온데다 매수 세력이 거의 없는 것이 환율을 조금 끌어올렸을 뿐이다. 시장을 움직일만한 동인이 거의 바닥을 기고 있어 지루한 박스권내 움직임은 지속될 전망이다. 시장 거래자들의 전망은 대부분 1,281∼1,283원 사이에 걸쳐있다.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0.90원 오른 1,281.90원에 오전 거래를 마쳤다. 오전중 환율 이동폭이 불과 1.80원에 불과했으며 대부분 거래가 1,281.80∼1,282.20원에서 붙박이처럼 들러붙었다. 전날보다 0.50원 낮은 1,280.50원에 출발한 환율은 이내 오름세로 방향을 틀어 9시 54분경1,282.30원까지 올라섰다. 이후 환율은 1,281.50∼1,282.20원 범위내에서 좀처럼 방향을 잡지 못하고 등락하는 정도에 그쳤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버틸 이유가 없으나 불안하다는 핑계로 강보합권을 유지했다"며 "외국인 주식자금은 개장전반에 조금 나왔으나 별로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네고물량이 조금 나왔으나 역외에서 이를 흡수했다"며 "하이닉스가 심리적인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네고물량이 나왔음에도 빠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오후에도 하락은 기대하기 어렵고 위쪽으로도 모멘텀이 없기는 매 한가지"라며 "거래는 1,281∼1,283원에서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역외세력은 개장초 매수에 나서기도 했으나 강하지는 않으며 네고물량은 소규모로 공급됐다. 시장 수급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낮 12시 8분 현재 119.93엔을 가리키고 있다. 대체로 120엔을 놓고 공방전이 펼쳐지면서 0.1엔의 극히 좁은 범위에서 등락했다. 전날 뉴욕에서 소비자신뢰지수가 예상치 아래로 밑돌면서 달러/엔의 상승 시도는 막혔으며 120.02엔에 마감한 이후 이날 달러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달러/원의 정체를 조장하는 가장 큰 요인. 닷새 내리 주식 순매수를 잇고 있는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같은 시각 거래소에서 104억원의 매수 우위를, 코스닥시장에서 37억원의 매도 우위다. 환율과는 무관한 흐름. 지난 월요일 1,134원에 이른 순매수분 일부가 시장에 나왔으나 수급상황에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