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당 가격이 7천만원 이상으로 웬만하면 1억원이 훌쩍 넘는 수입차 시장에 3천만원대 '저가'(?) 차종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3천만원대면 국산 승용차로는 현대차 그랜저XG 풀옵션 모델이나 다이너스티, 에쿠스 보급형, 기아차 뉴엔터프라이즈, 쌍용차 체어맨 일반형 등 '최고가' 차종에 속하지만 수입차 시장에서는 좀체 찾아보기 힘든 가격대. 29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고가 위주의 차종 판매에 주력했던 수입차 업체들이 최근 잇따라 3천만-4천만원대 중형 세단을 선보이며 공격적인 시장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4천만원 이하의 수입차는 올해 1-7월 557대가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의 309대에 비해 80.3%의 판매신장률을 기록했다.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는 이날 외환위기 전 국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몬데오의 새 모델로 더 둥근 모양에 앞.뒤.옆면이 조금씩 커졌고 2.0ℓ엔진을 얹은 뉴몬데오(3천290만원)를 출시했다. 국산 중대형 차를 살 수 있는 중산층을 겨냥한 이 차종을 통해 외환위기 이전의 수입차 판매 돌풍을 재현하는 한편 판매가 부진한 미국 차의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로써 포드의 3천만원대 차량은 토러스(3천790만원), 이스케이프 2.0(3천450만원), 이스케이프 3.0(3천950만원)과 함께 4개 모델로 늘어났다. 폴크스바겐과 아우디를 수입, 판매하는 고진모터스는 지난 5월 폴크스바겐 골프2.0 오토를 들여와 7월까지 9대를 팔았다. 직렬 4기통 2천㏄급 엔진을 단 이 차종의 가격은 2천970만원으로 국내에서 판매되는 수입차 중 최저가이며 유일한 2천만원대 모델이다. 폴크스바겐의 최고 인기차종으로 올들어 108대가 팔린 뉴비틀 2.0도 3천500만원이며 이달초 새로 출시한 중형 세단 뉴파사트 1.8 터보는 4천180만원.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는 올해초 3천770만원짜리 크라이슬러 세브링 세단을 들여옴으로써 PT크루저 2.0(3천200만원), PT크루저 2.4(3천650만원), 카라반(3천875만원), 랭글러(3천276만원) 등을 합쳐 수입차 업체로는 가장 많은 5개의 3천만원대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 3천만원대 수입차로는 도요타의 IS200(3천730만원)과 랜드로버 프리랜더1.8ℓ급(3천792만-3천890만원), 볼보 S40 및 V40(각 3천960만원) 등이 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수입차 업체들의 중저가 모델 판매전은 더욱 가열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의영기자 keykey@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