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회장의 직계중 맏이는 요절한 첫 부인 노순화씨와 사이에 난 딸 영자(58)씨다. 장남 동주씨는 일본의 (주)롯데 전무, 차남 동빈씨는 한국 롯데 부회장을 맡고 있다. 동주씨와 동빈씨의 어머니는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 형과 동생은 생김새와 성격이 대조적이란 게 측근들의 얘기다. 외모가 부친쪽인 형의 성격은 온순하고 방어적인 반면 얼굴이 모친쪽에 가까운 동생은 냉철하면서도 매우 공격적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결혼과정은 더욱 대조적이다. 동빈씨는 1985년 6월 일본 귀족가문 출신인 오고 마나미씨와 결혼했다. 이 결혼의 중매와 주례는 후쿠다 다케오 전 일본총리가, 축사는 나카소네 당시 총리가 맡아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장장 7시간에 걸친 일본 전통 혼례식도 화제였다. 결혼 비용만 수십억엔에 달했다는 소문까지 나돌았다. 신 회장이 혼인을 통해 일본 상류사회에 진입하는 의식이었던 셈이다. 반면 동주씨의 결혼식은 조촐하기 그지없었다. 동생보다 7년이 늦은 1992년 3월 서울 잠실의 롯데월드 예식장에서 재미동포 사업가 조덕만씨의 딸인 은주씨와 식을 올렸다. 식장은 물론 피로연에도 가까운 친지 외에 외부인은 철저히 통제됐다. 대단히 조용한 결혼식이었다.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한국 롯데는 동주씨가, 일본 롯데는 동빈씨가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이들의 국적을 고려한 것이다. 그러나 동빈씨가 97년 2월 한국 롯데그룹 부회장으로 공식 임명되면서부터 한국 롯데는 동빈씨의 관할이 될 것이란 분석이 일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