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가(Entrepreneur)라는 말이 우리 시대의 "중심"으로 들어왔다. 산업사회에서 지식정보화 사회로 이전되는 구조 조정기의 혼란을 구할 수 있는 단 하나뿐인 세력이라는 인식이 정책 당국자는 물론 일반인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 창업가는 자기 책임하에 위험을 감수하고 이에 따른 보상을 추구하는 사람들이다. 다른 사람이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시장을 개척해 가는 창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에 모든 것을 걸고 있다. 창업가가 경제 발전의 주역이라는 것을 처음 주창한 사람은 오스트리아 출신의 경제학자 조세프 A 슘페터였다. 그는 창업가를 이윤을 목적으로 위험을 무릅쓰면서 사업을 일으키고 조직하며 관리해 나가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낡은 질서와 관습을 철저하게 파괴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고 있다는 뜻이다. 이 말은 16세기 초까지 원정군의 지휘관이라는 뜻으로 사용됐다. 오늘날에는 전쟁터가 아닌 비즈니스 세계의 경쟁에서 목숨을 걸고 사업을 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창업가의 존재와 가능성을 인식하고 경제회복의 견인차로 삼아 큰 성공을 거둔 최근 사례로는 미국을 꼽을 수 있다. 미국은 1980년대 후반 정부가 창업경제(Entrepreneurial Economy) 구축을 위해 거국적으로 일련의 창업지원 정책을 도입해 시행해 오고 있다. 지난 89년 백악관에 "소규모 사업을 위한 대통령위원회"가 설치됐고 90년대를 "창업의 10년"으로 선포했다. 다양한 지원정책이 마련됐고 매년 70만개가 넘는 엄청난 수의 기업이 생겨나 "창업 경제"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런 현상은 비단 미국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창업 열풍은 들불처럼 일어나 전세계의 국가와 지역을 가리지 않고 지구적인 현상이 되고 있다. 노도와도 같은 창업 대열에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진 신세대뿐만 아니라 구조조정으로 대기업에서 밀려나온 퇴직자, 추가적인 수입원이 필요해진 가정주부, 새로운 사업영역을 찾아나선 전문직 종사자 등 다양한 경험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다. 창업가들은 우리 사회가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두가지 과업을 수행한다. 하나는 자신을 스스로 고용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이 창업한 회사에 다른 사람을 고용하는 것이다. 그들은 사업환경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정보와 지식에 기반을 둔 경쟁 우위를 통해 거대한 경쟁자를 집요하게 공격해 경제 생태계의 새로운 주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창업가들은 우리시대의 영웅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들이다. 한국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처한 현재 우리 사회를 위기로부터 구해내고 강한 경쟁력을 길러내는데 앞장 설 수 있는 창업 영웅들의 출현을 간절히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