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이잣돈으로 운영되는 대기업의 비영리 재단법인이 초저금리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기업이익의 `사회환원' 기능이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기업들의 출자금을 금융기관에 예치, 이자수입으로 각종 경상비를 충당하면서 운영되는 재단법인들이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가 연 4%대로 떨어지는 초저금리로 운영경비를 감당하지 못할 처지에 빠졌다는 것. 삼성문화재단, 삼성복지재단, 호암재단, 삼성언론재단 등 삼성계열 재단법인들은 저금리와 경기침체로 살림살이를 고민하고 있다. 특히 삼성 각 관계사들이 불투명한 경기전망 때문에 모두 긴축경영에 들어간 상황이어서 이들 재단은 관계사에게 협찬 요구 등 `손벌리기'도 더욱 어려워져 사업축소 등 내핍생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120억원의 기금으로 호암상과 호암청년논문상을 운영중인 호암재단의 경우 이미 설립한 상을 줄이기도 어려운 형편이어서 이대로 가면 기금을 까먹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삼성문화재단은 기금보다 각 관계사의 협찬을 받아 전시와 미술관을 운영해 왔으나 경기침체로 관계사들로부터 협찬을 받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전시규모 축소 등 긴축운영을 검토중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주요 기업들이 낸 기금 120여억원으로 운영되고 있는 자유기업원 역시 저금리로 수입이 대폭 줄게 돼 `자유주의 시리즈' 책자 발간 등 출판사업 규모를 줄이고 교육사업도 축소하는 등 지출 감축에 주력하고 있다. LG도 공익재단 운영시 기금의 안정성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주로 은행권에 기금을 예치, 예금이자를 통해 운영자금을 확보해 왔으나 최근 저금리 추세로 고민이 커지고 있다. 대학생 장학사업 등을 하는 LG연암문화재단은 기금 300억원에 대한 은행 예금이자 및 주식 배당금으로 살림을 꾸려왔으나 저금리 시대에 맞춰 내년에는 할 수 없이사업규모를 줄여야 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LG연암학원, LG복지재단, LG상록재단도 자금운영이 원활치 않아 내년 사업운용규모를 재검토하고 있다. 반면 현대 아산재단은 장학.연구비 지원.사회복지사업 등 비수익사업을 위한 재원이 현금.예금.유가증권 등 투자수익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수익사업인 의료사업에 의한 과실 또는 유보금 등으로 마련되기 때문에 저금리에 따른 골치는 덜한 편. 아산재단측은 "다른 대기업들의 재단법인과는 달리 수익 및 비수익 사업이 혼재한 특이한 구조를 갖고 있고 기금은 거의 전국 8개 병원의 토지, 건물, 의료장비 형태로 존재하고 있어 저금리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이익 일부를 사회에 되돌려 준다는 차원에서 운영중인비영리 재단법인이 저금리로 사업을 줄이면 수혜자들도 줄어들 수 밖에 없다"며 "범사회적 차원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업계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