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인은 장사를 통해 이윤을 남기지만 대인은 무역을 통해 사람을 남긴다" "장사란 이익을 보기위해 상대방을 죽이고 나 혼자만 살아남는 행위가 아니다.어차피 상업이란 사람과 사람의 거래이므로 나도 살고 상대방도 사는게 정도(正道)다" 최인호가 쓴 장편소설 "商道"에서 주인공인 의주거상(巨商) 임상옥이 한 말이다. 재계에 "商道 경영" 배우기 열풍이 불고 있다. 임상옥의 상(商)철학과 전략을 기업 경영에 접목시키자는 것이다. 상도를 출판한 여백출판사에 따르면 삼성그룹 풀무원 매일유업 한화정보통신 등이 임직원 교육용으로 이 책을 수백권씩 사갔다. 현대백화점은 직원들에게 올 추석선물로 주기 위해 대량 구입했다. 중소기업에서도 무더기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 특히 삼성그룹의 임직원 교육을 총괄하는 삼성인력개발원은 '상도 경영'을 기업 경영에 접목시킬 수 있도록 '소설 商道에서 배우는 경영의 지혜'라는 분석 보고서를 만들어 임원들에게 돌렸다. 책의 줄거리는 조선말기 정조∼순조시대 상인 임상옥이 청나라를 드나들며 고군분투하다 국경지방의 인삼 무역권을 독점하고 당대 최고의 거상이 된다는 것. 삼성인력개발원 리더십 교육팀은 보고서에서 "한평생 상업지도(商業之道)를 위해 산 임상옥은 정도(正道),다시 말해서 투명경영을 하면서도 경쟁에서 이겨야 하는 지금의 경영자에게 많은 교훈을 준다"고 밝혔다. 매일매일 계약을 체결하고 각종 거래를 성사시켜야 하는 경영자들은 임상옥이 중국 상인들의 속셈을 정확히 간파하고 중국과의 교역에서 주도권을 획득한 점을 배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소설 상도는 현대 경영에서 중시되는 비전 수립(조선 제일의 거상이 되겠다는 꿈을 세움),사람 중시(순간의 이익에 연연치 않고 사람에게 투자),이(利)보다 의(義)(한번 믿은 사람은 끝까지 신뢰),솔선 수범(늘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함),핵심 역량(인사성과 성실성,중국어 구사하는 글로벌 경쟁력) 등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보고서는 또 임상옥이 죽기 직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남겼다는 유언 '財上平如水 人中直似衡(재물은 평등하기가 물과 같고 사람은 바르기가 저울과 같다는 뜻)'은 기업인들이 항상 가슴에 담아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