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포도주 수출이 급격한 감소를 보이며 관련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 캘리포니아와 호주 칠레 뉴질랜드 등 일명 신흥 포도주 생산국들의 도전에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프랑스가 세계 최대 포도주 수출국이자 품질면에서도 가장 우수한 생산국이란 위치는 고수하고 있지만 자국민 식탁에도 외제 포도주가 버젓이 오른다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치욕이다. 지난해 프랑스의 포도주 수출량은 10.5% 감소했다.수출격감과 더불어 국내 수요감소도 포도주업계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프랑스내 포도주 소비는 40년만에 50%나 하락했다. 포도주업계 상황이 날로 어려워짐에 따라 얼마전 유통업체 모임은 대대적인 신토불이 운동을 벌이기로 결정했다.이에 따라 8월17일부터 9월7일까지 전국 유통업체 매장에서는 프랑스 와인 홍보 이벤트와 함께 특별 세일이 실시된다. 그뿐이 아니다. 프랑스 와인은 고객의 손이 닿기 쉬운 곳에 진열하고 수입 이탈리아산 일정량을 자국산으로 대체키로 했다. 최근엔 프랑스와 파트리아 중소기업 장관도 자국산 포도주 마시기 캠페인에 나섰다. 고급 와인 산지인 부르고뉴의 코트도르 지방 국회의원이기도 한 파트리아 장관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매일 어느 정도 적당량의 와인을 마셔야 한다"는 주장이다. 포도주는 위대한 문화유산이며 프랑스는 문명으로부터 이탈해선 안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유통업계와 장관의 자국산 포도주 마시기 운동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토불이 마케팅이 유럽연합(EU)의 공정거래법 적용을 어떻게 피해가느냐는 것이다. 프랑스의 최대 포도주 수출경쟁국인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그냥 넘어갈 리가 없다.게다가 지난 91년 발효된 프랑스의 알코올 광고금지법도 문제다. 이와 함께 도로안전협회도 난색을 짓고 있다. 프랑스 교통사고 사망의 주범이 알코올이란 점을 볼때 포도주 마시기 캠페인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결국 자발적으로 전국민이 포도 재배 농민들과의 연대감으로 술 한잔 마셔주는 방법밖에 없을 것같다. 아 보트르 상테(A votre sante! :건강을 위하여). 파리=강혜구 특파원 bellissim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