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시장 주변 여건의 악화를 빌미삼아 소폭 상승했으나 1,287원선에서 붙박이 장세를 펼쳤다. 달러/엔 환율은 120엔을 지지하는 상태에서 소폭 오름세며 국내외 증시 여건도 좋지 않다. 오후에는 1,285원을 바닥으로 위로는 1,288원선에 대기하고 있는 물량을 감안하면 1,290원대 진입은 어려워 보인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 금요일보다 2.20원 오른 1,287.80원에 오전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주 시중포지션이 넉넉하지 않은 상태에서 넘어와 달러매도초과(숏)포지션인 은행권에서 개장초부터 달러되사기(숏커버)에 나서 환율을 끌어올렸다. 그러나 1,287원선에서 붙박이장세를 펼치며 오전장중 이동폭은 불과 2.60원에 그쳤다. 지난 금요일보다 0.40원 오른 1,286원으로 한 주를 연 환율은 개장직후 1,285.40원까지 밀렸다가 소폭 반등하면서 10시 7분경까지 1,286원선을 거닐었다. 지난주 말 역외선물환(NDF)환율이 미국 무역수지 악화 소식으로 달러화 약세가 진행됐으나 나스닥 폭락이 아래쪽을 제한하며 보합권 영역인 1,286/1,287원에 마감한 바 있다. 이후 환율은 달러/엔의 상승과 은행권의 달러되사기(숏커버)가 이어지면서 10시 37분경 1,288원까지 올라선 뒤 오전장 마감까지 1,287원선에서만 들러붙었다. 오후에도 시장을 흔들만한 모멘텀이 없는 가운데 달러/엔을 따르는 소극적인 움직임이 예상된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1,288원선에서 업체 대기 물량이 많고 NDF정산관련 역내 매도 물량도 이 선에서 나와 위쪽으로는 막힐 것"이라며 "오히려 1,287원에서 계속 막히면 아래쪽으로 테스트하면서 1,285원까지 내릴 여지가 있다"고 전했다. 시중은행의 다른 딜러는 "개장초 이월 숏포지션, 결제수요, 증시 약세 등을 계기로 환율이 상승세를 보였다"며 "달러/엔이 120.50엔을 넘으면 1,279원까지 올라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1,278원에 네고물량이 쌓여 쉽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오후 거래는 1,285∼1,289원"으로 내다봤다. 달러/엔은 낮 12시 현재 120.50엔으로 지난주 말 뉴욕 마감가보다 소폭 오름세다. 지난주 말 달러/엔은 미국의 6월 무역수지 적자가 294억달러로 전달보다 9억달러, 3.3% 늘어난 데 하락압력을 받아 120.25엔으로 마감한 바 있으나 이날 큰 움직임은 없다. 시장전문가들은 21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하폭에 따라 하락 압력의 강도가 결정날 것으로 보고 있다. 역외세력은 개장초 달러/엔의 상승세를 보고 잠시 매수에 나서기도 했으나 관망세가 짙다. 업체들은 주초 결제수요가 초반에 유입된 외에 1,288원선에 네고물량을 대기시켜놓고 시점만 저울질 하고 있는 눈치. 사흘째 주식 순매수를 잇고 있는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낮 12시 현재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35억원, 29억원의 매수 우위를 기록중이다. 환율과는 무관한 흐름이며 오히려 주가가 10포인트 가량 떨어졌던 것이 환율에 상승압력을 가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