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보험료 자유화 이후 보험사간 제살깎아먹기식 가격 인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보험료가 자유화된 이달들어 대부분의 손해보험사들이 특성요율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일부 계층에 대한 보험료를 2∼5% 가량 추가로 낮췄다. 특성요율은 보험가입 경력 등 가입자의 특성을 감안해 일정한 범위에서 할인.할증하는 것이다. 일례로 LG화재는 특성요율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26∼29세 보험 가입 계층의 보험료를 평균 7% 가량 인하했다. 보험료 하향 조정 경쟁은 특히 최초가입자 및 신차 계층과 21∼23세 등 저연령 불량 계층을 두고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단체 계약에서도 지난해보다 50% 가량 낮은 보험료로 계약을 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계약 물량이 수백대 이상인 단체 계약자중에는 손해보험사를 대상으로 보험료 입찰을 부치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어 보험사간 덤핑 수주 경쟁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삼성 현대 LG화재 등 대형 손보사들도 영업 조직의 건의에 따라 경쟁이 치열한 일부 계층에 대한 보험료를 내리는 추세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조건이 같은데 다른 보험사보다 보험료가 높으면 영업하기 어렵다"며 "경쟁사 동향을 파악해 가격을 하향 조정하는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가격경쟁으로 자동차 보험 가입고객은 가입 시점에 따라 보험료가 달라지는 등 혼선을 빚고 있다. 보험사마다 보험료율을 자주 바꿔 보험사를 선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히 일부 보험사의 영업조직은 편법으로 보험료를 깎아주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어 금융당국은 부당한 가격 인하 경쟁에 대한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금융감독원 유관우 보험감독국장은 "자동차보험 자유화를 계기로 보험사들이 가격 경쟁으로 치닫게 되면 업계가 공멸할 수도 있다"며 "편법 요율을 적용하거나 고가의 상품 및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사례가 발견되면 경영진을 문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