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창 < 서울지방중소기업청장KC4304@smba.go.kr > 바닷고기 가운데 성숙하기 전까지는 성이 암컷 상태로 지내다 성이 성숙한 나이(7∼9살)에 이르면 개체중 일부가 수컷으로 성이 전환되는 어류가 있다. 바로 바리과 어류인 다금바리가 그렇다. 다금바리는 어류의 여왕으로 날렵한 유선형의 몸매,범상치 않은 녹색 눈동자,아름다운 눈매가 트랜스젠더인 하리수의 모습과 흡사하다. 광어 우럭 등 거의 모든 생선은 양식이 되지만 다금바리는 양식이 불가능하다. 다금바리는 깊은 바닷속을 혼자 살아간다. 어부들이 세찬 바다에서 다금바리를 잡으면 산(山)사람이 산삼을 캐듯,송이버섯을 채취하듯 횡재한 것으로 생각한다. 다금바리는 장수(長壽) 어류로 큰 것은 30∼40㎏까지 나가는데 1970년대 제주도에서 1m4㎝나 되는 놈이 낚시로 잡힌 기록이 있다. 다금바리회는 수온이 떨어지는 가을에 제 맛을 보고 느낄 수 있다. 다금바리회는 육질의 빛깔이 위에서 보면 옥색투명하지만 옆으로 보면 은은한 무지개색을 띤다. 바다의 귀족 또는 귀물(貴物)생선으로 불리는 다금바리는 무르지도 질기지도 비리지도 않으면서 살이 기름지며 씹히는 느낌이 살아 있어 최고의 횟감으로 손꼽힌다. 필자도 10㎏짜리 다금바리 회를 먹은 적이 있다. 특히 다금바리 쓸개를 잔에 넣고 소주를 가득 부어 마시고 난 뒤의 쌉쌀한 맛은 웅담의 맛이다. 이 다금바리가 제주도에서 크게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다금바리가 알을 낳을 수 있는 어미 물고기가 되려면 10살은 되어야 하는데 성적으로 미숙한 어린 나이에 잡히기 때문에 양식을 할 수 있는 어미 다금바리를 구하기가 매우 어렵단다. 일본과 대만에서 산업화 단계에 있는 다금바리 양식이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기초 수준 단계다. 제주대에서 진행중인 다금바리 양식이 하루빨리 성공해 한라산의 웅자한 자태,맑고 깨끗한 공기,푸른 바다의 제주도에서 다금바리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