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노동연구원이 주5일제 근무에 대해 `근로시간 단축으로 고용은 상당폭 늘고 임금상승률은 예상보다 낮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내놓자, 경영계 입장을 대변하는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이를 반박하고 나서면서 이제도의 도입을 둘러싼 정부와 경제단체간 신경전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경총은 17일 '한국노동연구원 발표에 대한 경영계 입장'이라는 보도자료를 내고"(노동연구원 보고서는) 우리기업의 근로시간과 임금관리 실태를 전혀 반영하지 않은 지극히 비과학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가적으로 중요한 문제를 전체자료가 채 정비되기도 전에 미리 발표한것은 책임있는 정부출연 연구기관으로서 경솔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노동연구원이 지난 14일 발표한 보고서의 요지는 근로시간을 주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9.1% 단축하면 잠재성장률은 4.7%, 총고용은 5.2% 증가해 68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임금상승 효과는 2.9% 이내로 예상보다 낮아진다는 것이다. 경총은 우선 총 고용증가율 5.2%라는 예측에 대해 "법정근로시간이 48시간에서44시간으로 8.3% 단축된 89∼92년의 고용증가율이 4.7%라는 경험에 비춰 44시간에서40시간으로 9.1% 단축되면 고용이 5.2% 증가한다는 논리"라고 밝혔다. 경총은 그러나 "과거 잠재 경제성장률이 8∼9%대에 이른 것과는 달리, 현재는 3%대 성장률이라는 점에서 같은 비율로 고용을 창출할 수 없음이 자명하다는 점에서논리적 비약"이라고 지적했다. 또 임금상승 효과가 2.9% 이내라는 분석은 "실근로시간이 2시간 이상 줄어든다는 가정을 전제로 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러나 이같은 전제는 우리기업의 실정을도외시한 무리한 가정으로 법정 근로시간이 단축되더라도 생산물량이 고정돼 있고근로자들도 초과근로를 선호하는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실근로시간이 줄어들지 않을것"이라고 반박논리를 내세웠다. 경총은 이어 "사회.경제적 현상에 대한 분석은 기존 문헌의 연구와 다양한 실증분석 등을 통해 전체자료를 완벽하게 작성한 뒤 요약자료를 발표해햐 함에도 불구하고 노동연구원은 그렇지 못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경총은 "주5일 근무제는 노사정위원회에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정부주도로 연내 입법화하려는 움직임이 강하게 일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한 뒤 "급하게 서두르다 보면 반드시 부작용이 생기게 마련"이라며 '의약분업'의 예를 타산지석으로 삼을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 rh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