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도 1주일이나 열흘안에 (타결)된다는 뜻이다.실제로는 그보다 빨리 될 것이다"(8월8일) "조기에 해결되길 바랐다는 것이었을 뿐 다른 의도는 아니다"(8월16일)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이 최근 잇달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한참 다른 얘기다. 경위를 좀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지난 8일 금감원 구내식당에서 이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났다. 취임 1주년 간담회. 당시 그는 기자들이 "오늘 오전에 진념 부총리가 현대투신 해외매각은 1주일이나 열흘안에 완전히 끝난다고 했는데 어떻게 되어가나"라고 묻자 바로 내일모레라도 타결이 가능할 듯이 그렇게 말했다. 심지어 "(협상이 막바지이므로) 공식타결 때까지 보도하지 않겠다면 다 얘기하겠다"고까지 얘기했다가 측근이 황급히 나서 제지하는 바람에 하고싶은 말을 삼키는 모습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1주일이 지나고 열흘이 되어가도 현대투신의 타결소식은 없다. 이 와중에 이 위원장은 16일 오전 금감원 기자실에 예고없이 나타났다. 이례적인 일이다. "협상이 잘 돼 조속한 시일내에 결론날 것이니 현대투신 관련 기사는 쓰지말아 달라" 이 위원장은 마치 언론보도 때문에 협상이 방해나 받는 것처럼 말했다. "지난번(8일자 간담회)엔 2,3일 만에 결정날 것처럼 말하지 않았나"라는 기자들의 항변이 나오자 "그때 발언은 희망사항"이라고 발을 뺀 것이다. 대우자동차 서울은행 등 다른 기업 매각문제에 대해서도 이 위원장은 이해하기 어려운 말을 했다. "매각이 잘 안될 때는 정부가 나서겠다"는 진 부총리의 말에 대해 그는 "그것도 빨리 해달라는 독려의 말이라고 봐야지.정부가 어떻게 협상장에 들어가나"라고 말했다. 매각이 안되면 모종의 조치를 내릴 것처럼 강조할 때는 언제며 단순히 독려였다고 둘러대는 것은 또 어떻게 봐야할지. 진 부총리와 이 위원장은 지난 8일 각각 기자간담회를 가졌었다. 16일에도 약속이나 한듯 나란히 기자실을 찾았다. '바로 내일모레면 해결된다'식의 언급도 이미 한두번 되풀이되니 말이 아니다. 당국자들이 기대와 현실을 혼동해서야 될 말인가. 허원순 경제부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