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창 기업은행장 49.2% 대 하영구 한미은행장 7.6%' 지난 5월13일과 17일 각각 취임한 두 행장의 16일 현재 주가 성적표다. 이같은 "CEO 주가"에 대해 금융계 뿐만 아니라 주식시장에서도 의외의 결과라는 반응이다. 두 행장이 공무원(김 행장)과 외국계은행(하 행장) 출신이란 점에서 그렇다. 씨티은행 출신인 하 행장은 취임당시 '40대 젊은 행장' '선진금융 전파' '주주중시 경영' 등의 수사(修辭)를 한 몸에 받았다. 증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였다. 주택은행 김정태 행장처럼 화려한 'CEO 주가'를 재현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취임 때 7천8백50원이었던 주가는 3개월여가 지난 이날 8천4백50원에 머물러 있다. 상승률로는 7.6%에 그친 것. 이는 같은 기간 동안 은행주 평균 상승률인 20.3%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은행의 경영실적이 나빠져서가 아니기 때문에 더욱 관심을 끈다. 한미은행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1천4백12억원으로 전년동기(1백32억원)보다 무려 1천% 이상 늘어났다. 상황이 이렇자 한미은행측도 '답답하다'는 반응이다. 한 증시분석가는 "다른 시중은행과의 합병여부 등 향후 진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악재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정경제원 금융감독원 등을 거친 김종창 행장은 취임할 당시 '낙하산 인사'란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시장반응도 신통치 않았다. 그러나 이후 '돈을 버는 게 최우선'이란 김 행장의 경영방침과 현장을 찾아다니는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알려지면서 시장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취임 당시 3천3백50원이었던 이 은행 주가는 3개월 사이 5천원으로 49.2%나 상승했다. 금융계 관계자는 "소매금융 주력, 사업부제 및 인센티브 도입, 카드사업 강화 등 국책은행으로서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돈벌이'에 주력한게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2천2백16억원이라는 실적호전도 뒷받침됐다. 시중은행의 한 임원은 "두 은행장 모두 최고 사령탑에 오른지 얼마 되지 않아 평가하기엔 아직 이르다"면서도 "관료에 대한 편견이나 외국계은행 출신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 등은 사라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