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 유통시장에 프랜차이즈 열풍이 불고 있다. 서울 부산 등 대도시는 물론 지방 중소도시를 가도 거리 곳곳에 눈에 익은 상점 간판들이 즐비하다. 구멍가게가 있던 자리에는 편의점이 들어섰고 음식점 약국 학원 등 각종 유통 서비스 업소도 프랜차이즈 체인점으로 바뀌고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자영업소가 앞다퉈 프랜차이즈 가맹점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영세 자영상인들이 거대 다국적 기업이나 대기업과 맞서 생존하기 위한 대안으로 가맹점에 가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경희 창업전략연구소장은 "프랜차이즈는 변화하는 경제 환경속에 중소 상인들이 살아남기 위한 수단을 제공하고 있어 유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붐=프랜차이즈는 본사가 브랜드 및 영업노하우를 가맹점에 지원하고 가맹점은 로열티를 내 공동으로 영업하는 사업시스템. 따라서 내사업을 하고 싶지만 경험이 적은 창업 희망자에게 안성맞춤이다. 또 대기업이 직영점이나 대리점을 통해 영업하던 기존 유통 시스템과 달리 점주가 지역상권에 맞게 자율적으로 영업하기 때문에 소비자 니즈가 급변하는 현대 시장에서 이상적인 비즈니스 형태로 각광받고 있다. 프랜차이즈 시스템의 이런 장점이 알려지면서 최근 사업체와 가맹점이 폭발적인 증가 추세다. 프랜차이즈 관련 업계 단체인 한국프랜차이즈경제인협회와 프랜차이즈협회에 가입한 회원수는 4백여개씩으로 지난해 말보다 30% 가량 증가했다. 현재 전국적으로 영업중인 프랜차이즈 본사는 2천개에 달하고 가맹점수는 12만개를 넘어선 것으로 중소기업청은 추정하고 있다. 특히 프랜차이즈는 거의 모든 업종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시장을 주도하던 음식점 주점 중심에서 판매업 영어학원 부동산중개소 사무편의점 세탁소 청소서비스 등 다양한 업종으로 파고들고 있다. 외국계 대형 프랜차이즈만도 1백여개를 넘을 만큼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 ◇정착의 걸림돌=소매 유통시장에서 주역으로 떠오른 프랜차이즈 산업의 도약을 위해선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부실한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난립해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고 무리한 가맹점 유치를 둘러싼 본사간 과당 경쟁으로 시장 질서가 어지러운 상황이다. 일부 본사는 힘이 약한 가맹점에 무리한 계약을 강요하는 등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풀기 위해선 프랜차이즈 본사와 업계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하고 정부 차원의 지원도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특히 업계의 불필요한 경쟁을 막기 위해 뚜렷한 명분없이 이해다툼으로 갈라져 있는 프랜차이즈협회와 프랜차이즈경제인협회의 통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많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