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P씨는 요즘 어학연수차 캐나다에 가있는 딸과 이틀에 한번꼴로 이메일을 교환한다. "시차나 통화료에 대한 걱정이 없어 마음놓고 여러가지 얘기를 하게 됩니다. 편지인 만큼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문제에 대해서도 서로 솔직히 털어놓게 되구요. 사실 딸이 집에 있을 때보다 훨씬 많은 대화를 주고 받습니다" 이메일은 이처럼 지구촌 어디에서나 즉각적인 1대 1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한다. 전화의 즉시성과 편지의 기록성을 모두 지니는데다 팩스처럼 남의 눈에 뜨일 염려도 없다. 그러나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하루에도 몇십통씩 쏟아지는 스팸메일은 컴퓨터와 함께 생활하는 수많은 사람을 질리게 만든다. 쓰레기통에 던지면 되는 오프라인의 정크메일과 달리 이메일은 지우는데 엄청난 시간과 기운을 필요로 하는 탓이다. 스팸메일로 인한 추가 접속비용만 세계적으로 연간 94억달러에 이른다고 하거니와 국내에서도 직장인 상당수가 마구 살포되는 스팸메일을 지우느라 아침나절을 허비한다. 휴대폰 이용자들은 배터리를 갉아먹는 스팸성 문자메시지때문에 골탕을 먹는다. 네티즌 10명중 9명이 스팸메일을 받았다는 설문조사 결과는 사태의 심각성을 입증하고도 남는다. 스팸의 내용은 불법소프트웨어나 학원 광고가 주를 이루지만 갈수록 그런 한계도 사라진다. 안읽고 삭제하는 걸 막기 위해 네티즌이 관심을 가질 만한 제목으로 위장하거나 아이디를 도용하기도 한다. 정보통신부가 스팸메일을 발송한 업체에 과태료를 부과했다는 소식이다. 벌금을 물리는 줄어들수도 있겠지만 피해가는 방법 또한 더욱 교묘해질 것이다. E메일을 열 때마다 전혀 모르는 곳에서 날아오는 스팸메일은 섬뜩하다. 스팸메일 아니라도 광고성 메일이 쏟아진다. e메일 마케팅이 활성화되면서 고객카드 작성란에 이메일 주소를 적게 한 뒤 정보를 보내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스팸의 공해에 덜 시달리려면 되도록 웹사이트에 e메일 주소를 남기지 말고,업무용 메일과 개인용 메일을 따로 관리하고,고객카드에 용도도 모른채 무조건 e메일 주소를 기록하지 말고 그래도 안되면 차단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라고 한다. 데이터스모그 내지 데이터스피어(Database+Sphere)의 세계에서 벗어나려면 괜스레 이메일주소를 적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야 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