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의 주요 수출입항구인 태평양연안 만사니요항구 세관당국의 부정부패로 컨테이너 통관지연 등 한국을 비롯한 외국해운회사들의 피해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멕시코 연방경찰과 감사.행정발전부는 최근 만사니요항 세관당국의 조직적인 비리를 밝혀내고 루이스 사이도 데 레히아 세관장을 비롯한 세관직원 10여명을 긴급체포, 조사중이라고 13일 밝혔다. 이들은 만사니요항를 통관하는 한국 등 아시아산 컨테이너에 밀수품과 위조상품이 많다는 사실을 악용, 수입업자들과 짜고 원산지서류 위조 등 수입관련 서류를 조작해 컨테이너를 대량 밀반출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관직원들은 이 과정에서 수입업자 또는 세관주변 '통관마피아'들로부터 거액의 뇌물이나 협박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이 부분을 집중조사중이라고 경찰관계자들은 전했다. 이들이 밀수품 컨테이너를 서류조작 등으로 밀반출하는 대신 서류를 정상적으로 갖춘 컨테이너들을 세관 보세창고나 야적장에 수개월째 방치해 놓아 외국 선박회사들이 터무니없는 액수의 보관료 지불 뿐만 아니라 화주와 마찰을 빚는 등 적지 않은 피해를 입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급격한 물동량 증가로 멕시코진출 10여개 외국해운업체 가운데 3위로 떠오른 한진해운측은 현지인 변호사와 한국공관을 통해 멕시코 관세청에 항의하는 등 외국 선박회사들마다 늑장통관에 따른 피해 최소화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해운회사 관계자들은 "원산지 증명서 등 수입서류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밀수품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세관당국은 밀수품이 적발될 경우 법에 따라 압류한 뒤 공시기간을 거쳐 경매 등 행정처분하면 된다"며 "이런 규정도 지키지 않은 채 밀수품은 빼돌리고 정상 컨테이너는 수개월씩 방치, 컨테이너 회수를 어렵게 만들고 화주는 터무니없는 보관료까지 지불하게 돼 수출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멕시코 경찰과 감사부는 이번 만사니요항의 밀수 컨테이너 단속에서 80개의 샘플 컨테이너를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결과, 800여t에 이르는 동남아 또는 중국산 완구류와 의류, 전자제품, 운동화, 액세서리 등이 수입서류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밀수품임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멕시코의 주요 수출입항구겸 관광도시인 만사니요에서는 내년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이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성기준특파원 bigp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