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여름날씨 못지 않게 패스트푸드의 가격할인 광고전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고 재미있다. 속옷 끈을 내리거나 옥상에서 떨어지는 기발한 표현방식을 통해 가격할인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KFC의 치킨불고기버거는 "섹시 앤 유머"로 승부하고 있다. 빨간 비키니의 여자가 보란 듯 해변에서 선탠중이다. 곁눈질 하느라 바쁜 남자들을 제치고 드디어 한 사람이 다가오더니 그녀 옆에 놓인 햄버거를 가리키며 "이거- 얼마에요?". 남자의 목적은 그녀가 아니었던 것. 장면이 바뀌어 어깨를 나란히 기댄 채 해변가에 앉은 두 남녀. 여자가 흘러내린 수영복 어깨끈을 올리며 "너무 내렸나"라고 말해 가격을 파격적으로 내렸음을 알린다. 파파이스는 플래쉬 애니메이션 "졸라맨"의 추락을 통해 가격할인을 알린다. 옥상 위의 졸라맨. 아래에 웅성웅성 하는 사람들이 자기를 보는 줄 알고 뭔가 뽐내볼 요량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보고 있는 것은 졸라맨 뒤에 날아오는 타바스코맛 샌드위치. 미처 피하지 못하고 옥상에서 떨어지는 졸라맨은 설상가상 바나나껍질 위에 미끄러지면서 스타일을 구긴다. 롯데리아는 총탄이 쏟아지는 전쟁터를 소재로 삼았다. 중상을 입은 여자전우를 안고 가는 군인. 여자가 가망이 없다는 표정으로 "혼자 가"라고 말하자 남자는 "죽어도 같이 가는 거야"를 애타게 외친다. 포화속의 전우애를 소재로 저렴한 "듀엣세트"가 나왔음을 유머러스하게 알린다. 오리콤 김상범CD는 "유머속에 메시지를 녹이면 메시지 전달력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