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중인 고합의 매각을 놓고 인수자 사전선정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세계 1위의 모자생산업체인 영안모자의 고합 인수계획이 나돌자 채권단은 "확정된 게 없다"고 공식부인했다. 채권단은 그러나 영안모자가 고합을 인수하기 위해 증시에서 고합 주식을 계속 사들이는 등 사전 물밑작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영안모자 인수추진설=백성학(61) 영안모자 회장은 최근 채권단에 고합의 핵심사업인 석유화학 부문과 비핵심인 일부 화섬사업을 인수하겠다는 의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고합의 등기이사(부회장)로 선임된 백 회장은 6월말 현재 고합 주식 5%를 갖고 있으며 보유주식을 계속 늘리고 있다. 백 회장은 장치혁(69) 고합 이사회 의장과 같은 실향민 기업가의 친분으로 고합 인수에 관심을 가져왔으며 인수대금의 상당액을 외국자본으로 조달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 입장=김영수 한빛은행 상무는 "10월말 고합 자산실사에 대한 용역결과가 나오면 구체적으로 매각대상과 매각가격이 정해질 것"이라며 "현재 매각협상이 진행중인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채권단의 다른 관계자는 "영안모자가 고합을 인수할 만큼 충분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안모자 외에 모 대기업 에서도 인수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채권단은 10월말께 삼일회계법인이 회사분할 및 매각방안에 대한 용역을 마무리한 뒤 이후 구체적인 매각협상을 시작할 방침이다. 정구학·김준현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