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지불 서비스업체인 티지코프는 불황을 모른다. 올들어 지난 7월말 현재 티지코프(대표 정정태)를 경유해 결제된 온라인 쇼핑 금액이 1천2백억원을 넘었다. 1999년 4월에 설립돼 창업 2년여 만에 이룬 성과다. 티지코프의 모태는 서울대 컴퓨터 신기술 공동연구소다. 학내 벤처로 출발해 급성장한 벤처기업에 속한다. 이 회사는 지난해에 정보통신부가 주최하는 한국전자상거래대상 신규사업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면서 전자지불 서비스 시장의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티지코프는 국내 최초로 유·무선 통합 결제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독창적인 기술력을 자랑한다. 계좌이체 소액결제시스템 B2B(기업간) 전자지불 등 부가서비스가 높은 부문을 찾아다니면서 조금씩 활동영역을 넓혀왔다. 이 벤처기업의 리더(대표)가 바로 금융인 출신으로 결제 서비스분야에서 '돈 되는' 분야를 귀신처럼 찾아낸다고. 정정태 대표는 자신에 대해 한마디로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하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그래서 그는 군대에 '보통 장정'들처럼 징집되는 게 싫어 해병대에 지원했다. 1980년대 초반 남들이 다 미국으로의 유학길을 택할 때 정 대표는 영국으로 날아갔다. 유학을 마치고 귀국해 증권사 국제금융부에 입사했을 때도 당시 국내에서는 관심 분야가 아니었던 M&A(기업인수합병) 업무에 매달렸다. 도이체방크의 상무직을 미련 없이 버리고 벤처 세계에 뛰어들었던 것도 남과 달라 보이고 싶다는 그의 성격 때문인지 모른다는 게 그의 자평이다. 정 대표는 "기술개발 속도와 마케팅 능력을 보강해 티지코프를 세계적인 벤처기업으로 만들겠다"고 장담하고 있다. 티지코프는 세계적인 전자지불업체로 성장한다는 전략 아래 미국 마케팅 전문회사인 넷센티브사의 로열티 마케팅 프로그램을 이용한다. 이 프로그램은 전자지불 서비스와 마케팅 지원을 한 개의 플랫폼에서 구현할 수 있어 고객에 대한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하다. 이 벤처기업은 또 SK텔레콤과 협력해 모바일 전자지불시스템을 구축했으며 현재는 B2B 전자지불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02)528-2503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