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점이 의류유통의 강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의류 상품구색과 가격이 다양해지면서 멀리 떨어진 백화점이나 패션쇼핑몰보다 가까운 할인점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때문이다. 입점업체가 유통업체에 지불하는 수수료 차이도 의류업체가 백화점에서 할인점으로 눈을 돌리는 원인이 되고있다. ◇의류 매출 비중 급상승=삼성테스코의 홈플러스는 올 상반기 의류매출비중이 20%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3%보다 7%포인트 상승했다. 그랜드마트는 같은 기간 매출비중이 20%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포인트 올라갔다. 롯데 마그넷도 같은 기간 매출비중이 19.5%로 지난해 동기보다 1.9%포인트 높아졌다. 할인점의 대표 품목인 식품은 같은 기간 53%에서 49.9%로 오히려 낮아지는 추세다. ◇할인점 의류 왜 잘 팔리나=값이 싸고 상품구색이 다양해진 점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할인점 의류는 값이 쌀 수밖에 없다. 우선 입점업체로부터 받는 수수료율이 20%내외에 그쳐 40%에 육박하는 백화점 수수료율의 절반 수준이다. 백화점에서 10만원에 판매되는 상품을 할인점에선 8만원에 살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에따라 중저가 남성 신사복 업체인 파크랜드나 빌트모아 같은 브랜드는 할인점이 주된 유통경로로 자리매김했다. 할인점 입장에선 이익률이 좋아 상품구색과 매장을 늘리지 않을 수 없다. 그랜드마트의 경우 의류 객단가(1인당 구매액)가 3만9천원으로 식품 객단가(2만원)의 2배 수준이다. 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뺀 매출이익률(마진율)도 23%로 식품의 평균 매출이익률 12%를 더블스코어로 누르고 있다. ◇대형화 고급화=마그넷 월드점은 의류매장 면적이 지난 상반기중 1천8백평을 돌파해 전체 매장면적 3천5백평의 절반을 넘어섰다. 강변점도 16.4%에서 22.0%로 넓어졌다. 신도시 지역의 서현·주엽·부평점도 4∼7%포인트 늘어나 전체의 25%내외에 이르고 있다. 그랜드마트 인천 계양점은 이달 매장개편때 1층에 있는 의류매장을 3백여평 확대하고 10개 브랜드를 보강했다. 홈플러스는 할인점과 패션몰을 합쳐놓은 '퓨젼몰' 형태의 신규 점포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달 26일 오픈한 간석점은 3천평의 직영매장과 2천1백평의 패션몰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오는 12월 오픈할 영등포점과 내년 이후 문을 여는 부평점,대구 상인점 등도 퓨전몰 형태로 출점할 계획이다. 직영 매장에선 식품과 생활용품을,임대매장인 패션몰에선 의류를 구입해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간석점은 리바이스 카스피 등 영캐주얼을 비롯 모두 34개의 유명 패션브랜드를 입점시켰다. 할인점 의류가 싸구려 일색이던 시대가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강창동 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