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새로운 운영체제 윈도XP의 출시가 다가오면서 국내 닷컴기업이나 소프트웨어업계에 비상이 걸렸다는 소식이다. 윈도XP가 별도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인스턴트 메시징,디지털 사진,오디오 및 비디오 분야 등의 다양한 응용소프트웨어를 포함하고 있어 관련업체의 고사 내지 종속이 초래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금 미국의 반MS진영 기업들 또한 윈도XP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AOL 타임워너,이스트만 코닥을 비롯 윈도XP의 직접적 경쟁권에 들어가는 기업들은 내부적으로 전열을 정비하는 한편,대외적으로는 MS사의 숨겨진 의도를 홍보하는데 열심이다. 이를 반영하듯 반MS기업들의 주된 근거지인 뉴욕주의 슈머 상원의원은 MS사의 반경쟁적 위협이 해소될 때까지 윈도XP 출시를 지연시킬 것을 연방 및 주정부에 요구하고 있기도 하다. 이런 움직임이 오는 10월 25일로 예정돼 있는 윈도XP의 출시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금으로서는 예단하기 힘들다. 다만 한가지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나름대로 대항력을 갖춘 미국 경쟁업체들의 동향만 봐도 국내업체가 느낄 위협은 상당하리라는 점이다. MS사는 몇년 전 윈도 운영체제 시장의 독점력을 이용해 당시 웹브라우저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넷스케이프사를 몰아낸 바 있다. 이 때문에 MS사는 반독점 소송에 휘말리기 시작했고 아직도 그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최근 MS사는 이미 시장을 장악한 웹브라우저 분야에서 경쟁사에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했다. 윈도와 경쟁사 웹브라우저간의 결합허용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응용소프트웨어나 서비스에 대해선 일언반구 말이 없는 것으로 미뤄 과거와 마찬가지 방식으로 이들 시장마저 장악하려 한다는 우려가 있다. 게다가 윈도XP가 침체된 PC산업에 생각만큼 구세주가 되기 힘들다는 일각의 전망도 우려를 증폭시킨다. 이로 인해 자칫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제로섬 게임이 벌어지면 가뜩이나 수요침체를 겪고 있는 국내업체들에 치명적일 수 있다. 경쟁이 용납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어떤 연구개발도 소용없을 수 있다. 공정위나 정통부는 독점력을 활용해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하거나 자신들에 대한 선호를 교묘히 유도하는 불법적 끼워넣기라든지, 국내 관련 PC업체나 인터넷 서비스업체와의 배타적 거래 강요 등 반경쟁적 행위 가능성을 예의 주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