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1,280원대로 진입했다. 장중 흐름이지만 석달여를 지켜온 1,290∼1,310원의 박스권 하단을 하향 돌파한 셈. 일시적인 매도세가 집약되면서 하락의 골이 깊어졌지만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간 상태에서 시장 참가자들은 엔화 흐름에 다시 주목하고 있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후 3시 10분 현재 전날보다 7.70원 낮은 1,288.80원을 기록중이다. 환율이 장중 1,280원대에 진입한 것은 지난 6월 12일 1,288.80원이후 처음이다. 오전 마감가보다 0.20원 낮은 1,293.20원에 거래를 재개, 1,292.60원까지 내린 뒤 낙폭을 조금씩 줄이며 1,293.10원까지 되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하락 요인이 우세한 장세를 반영해 한동안 1,292원선을 배회하던 환율은 일부 외국계은행의 달러되팔기가 나오면서 2시 27분경 1,290원을 깨고 내렸으며 33분경 1,288.50원까지 저점을 내렸다. 이후 환율은 1,288∼1,289원선에서 횡보하면서 심호흡을 다지고 있다. 시장참가자들은 1,292원, 1,290원에서 결제수요가 각각 1, 2차 저지선으로 작용해 줄 것으로 내다봤으나 급작스런 되팔기 양상에 휘둘렸다. 포지션 조정에 따른 순간적인 수급 상황의 변동에 1,280원대에 거침없이 진입했다. 달러/엔 환율은 이 시각 현재 124.38엔으로 뉴욕보다 소폭 0.24엔 하락했지만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원화가 엔화 움직임과 별개로 순간적인 분위기에 휩쓸려 미끄러진 셈.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541억원, 206억원의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전날 2,377억원의 순매수에 이어 외국인이 연일 대규모 순매수에 나섬으로 인해 환율 하락압박이 강해지고 있는 셈.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한 외국계은행에서 들고 있던 물량을 되팔면서 시장 분위기가 팔자쪽으로 급격히 몰렸다"며 "차익실현을 어느정도 한 상태에서 달러되사기가 나올 수도 있지만 달러/엔이 더 내려가면 추가 하락의 여지가 더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중에는 1,290원대 회복이 어렵겠지만 추세가 아래쪽으로 내려간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기존 박스권 범위를 5원 정도 하향 조정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