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불황을 겪고있는 반도체업체들이 속속 노동부로 달려가고 있다. 감원 등 강도높은 고용조정을 하기 보다는 노동부의 지원을 받아 순환휴직 또는직업재훈련을 실시, 고용조정 효과와 함께 향후 경기회복에 대비하려는 전략적 차원으로 풀이된다. 2일 노동부와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하이닉스[00660]반도체와 앰코코리아, ASE코리아, 칩팩코리아, 페어차일드 코리아 등 7∼8개 반도체업체들이 매출급감과 경기불황을 이유로 최근 노동부에 고용유지계획 신청서를 잇따라 제출했다. 하이닉스는 이천, 청주, 구미공장의 일부 인력을 대상으로 지난달 23일부터 직업재훈련 교육에 들어가 10월13일까지 일주일에 156명씩 돌아가며 직업 재훈련교육을 받게 된다. 패키징 전문업체인 앰코코리아는 서울 구의동 본사와 광주, 부천, 부평공장에근무하는 8천600여명의 전인력을 대상으로 이달부터 연말까지 한달씩 번갈아가며 쉬는 안식휴직(순환휴직)을 실시한다. 2만여명의 고용인력을 갖춘 ASE 코리아는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3개월간 고용보험 지원을 받아 355명을 대상으로 직업재훈련 교육을 받은데 이어 하반기에도 추가로 교육을 실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칩팩 코리아 역시 3월부터 6월까지 4개월간 직업재훈련 교육을 받았으며 7월부터 9월까지는 3일씩 돌아가며 휴직을 실시하고 있다. 부천에 어셈블리 공장을 둔 페어차일드 코리아도 7월에 직업재훈련 교육에 들어간데 이어 8월에도 또한차례 훈련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고려반도체 등 서울과 지방의 중소 반도체업체들도 속속 고용유지 신청을 내고 순환휴직 또는 직업재훈련 교육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노동부 고용유지 지원제도를 통해 휴직 또는 직업재훈련 교육을받을 경우 노사가 합의한 평균임금의 4분의 3까지 지원받으면서 사실상의 감원효과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업체들 사이에서 휴직 또는 휴업보다는 반도체 기초공학과 핵심라인 구축 등 직업재훈련 교육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높다"며 "특히 반도체업종의특성상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근로자들이 많고 나중에 경기가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매우 효과적인 제도"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 rhd@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