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선 배분의 최대 관심사였던 서울∼도쿄간 신규 증편되는 주 21회 운항권이 모두 아시아나항공으로 넘어간 것을 두고 대한항공이 극렬 반발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1일 발표한 '대한항공의 입장'이란 자료에서 "고수익 노선인 서울∼도쿄간 운항권을 편파적으로 아시아나에 몰아준 것은 누가 보아도 부당하고 명백한 아시아나 편중 정책"이라며 "가능한 모든 대응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주장했다. 물론 이에 대해 아시아나도 이날 "오히려 지방∼도쿄 노선을 대한항공에 전량 배분하는 등 정부가 나서서 대한항공의 우위를 유지시켜 줬다"고 반박했다. 건설교통부는 이와 관련, "서울∼도쿄 구간은 지난 10여년간 두 항공사의 운항 격차가 대한항공 주 28회,아시아나 주 5회로 커 공정 경쟁환경 조성 차원에서 아시아나측에 전량 배분했다"고 해명했다. ◇양 항공사 입장=건교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설립 이후 일본 노선권 배분이 대한항공 47회,아시아나 96회로 심한 불균형을 이루고 있으며 특히 사고 제재기간이었던 지난 98년 이후에는 3.1회 대 42.7회로 격차가 벌어졌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서울∼도쿄 노선의 추가되는 주 21회를 모두 아시아나에 몰아준 것은 누가 보아도 부당하고 명백한 아시아나 편중정책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건교부가 항공노선 배분 과정에서 후발 항공사 편들기에 나서는 바람에 30년 이상 시장 개발을 통해 노선 개설에 노력해온 대한항공은 '찬밥' 신세가 됐다고 성토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겉으로는 찡그리고 있지만 속으로는 웃고 있다. 무엇보다 서울∼도쿄 노선을 차지해서 당장 내년부터 수익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불평등이 이번에 다소 해소됐다는 입장이다. 아시아나측은 서울∼도쿄 노선의 배분은 당연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공세적인 자세를 짐짓 취하고 있다. 지방∼도쿄 서울∼홍콩 화물노선 등이 대한항공으로 넘어간 것에 대해서는 노골적인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잇단 사고로 국가 이미지를 실추시킨 대한항공에 신규 노선이 배분된 것은 원칙적으로 무효라고 주장했다. 노선 배분 자격이 없는 사고 항공사를 노선 배분에 참여케하고 총 배분 노선의 87.5%를 일방적으로 몰아준 이번 노선배분 결과는 정부가 법·규정 등 정책 일관성을 완전히 무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에 이어 아시아나항공도 건교부의 이번 노선배분 결과에 불복,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당분간 후유증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선 배정 결과=일본 노선은 2002 월드컵 제주국제자유도시 추진 등을 이유로 최대 황금노선으로 떠오르면서 그동안 두 항공사간 경쟁이 치열했었다. 결과는 아시아나의 '완승'이었다. 서울∼도쿄간 신규 증편분 주 21회가 모두 아시아나에 배정됐다. 오는 11월 예정된 한·일 항공회담으로 추가될 운항권(주 7회)은 대한항공에 우선 배정키로 했다. 지방∼도쿄 노선은 현재 주 6회 운항 중 대한항공에 주 8회를 추가해 부산∼도쿄 주 7회,제주∼도쿄 주 7회로 운항된다. 아시아나에는 11월 항공회담에서 추가 노선을 확보,주 7회까지 우선 배분키로 했다. 중국 노선의 경우 신규 5개 노선의 주 23회가 모두 대한항공에 배정됐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주 68회,아시아나는 주 90회의 운항권을 갖게 된다. 서울∼홍콩간 주 1천2백석(주 4회),부산∼홍콩간 주 1천1백석(주 4회)은 대한항공에 배정됐다. 베트남 주 2백50석(주 1회)은 아시아나에,몽골 주 2회는 대한항공에 추가 배분됐다. 벨기에는 대한항공에 주 2회 추가 배분해 주 3회로 늘었고 아시아나는 주 4회로 예전과 같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