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진씨앤씨 '윤웅진' 공동대표 ] "엔지니어들이 창업한 제조 벤처기업의 경우 초창기엔 연구개발(R&D)이 중요한 과제입니다. 하지만 성장기에 접어들면 영업 마케팅 등 경영 일반의 역할이 기업의 성패를 좌우합니다" 최근 온라인기업의 최고경영자(CEO)에서 제조 벤처기업의 CEO로 변신한 윤웅진(38) 성진씨앤씨 공동대표는 29일 "창업 세대의 바통을 이어받아 성진씨앤씨가 세계적인 기술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닦고 비전을 키워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여성 포털 마이클럽닷컴을 운영하면서 쌓은 발빠른 기획력과 참신한 마케팅 기법을 성진씨앤씨의 기술력과 접목하는데 주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윤 대표는 일반 경영관리와 총괄 의사결정을 맡고 창업자인 임병진 공동대표는 기술 로드맵 등 연구개발 전략을 담당하는 등 CEO의 역할을 분담했다. 성진씨앤씨는 1997년 10월 설립된 디지털비디오리코더(DVR) 업계의 선두주자.이 회사의 디지털 동영상·음성 압축기술과 제품은 로로닉스(Loronix) 나이스(Nice) 등 세계적인 DVR 업체와 어깨를 겨루는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DVR 시장은 초기 단계로 지난해 세계 시장규모가 2억달러 정도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2003년엔 전세계 시장규모가 16억달러 정도로 팽창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시장 전망이 밝습니다" 윤 대표는 따라서 국내 시장보다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데 힘을 모을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기능과 안정성을 높인데 이어 올해 품질관리 프로세스를 정립하고 영업과 마케팅 부문을 강화키로 한 것은 미국 등 까다로운 선진국 시장을 뚫기 위한 포석이다. 올해 초 파트너가 된 미국 바이컨사와 최소 1천5백만달러 이상의 제품을 공급키로 계약,미국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도 마련했다. "앞으로 2년간은 이익이 나더라도 주주 배당을 하지 않을 계획입니다.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다질 때까지 선행 연구개발에 적극 재투자하기 위한 것이지요. 그리고 핵심기술을 중심으로 제품을 다양화하는 작업도 병행할 것입니다" 윤 대표는 올 하반기부터 디지털 음성녹취시스템(DVRS),인터넷 방송시스템인 웹캐스팅 등 차세대 전략제품들도 선보일 예정이다. 미국 남가주대에서 회계학 석사(미국 공인회계사),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MBA를 받은 윤 대표는 보스턴컨설팅그룹 클라리온캐피털 KPMG 등에서 컨설턴트로 활약했다. 1999년 여성 포털 마이클럽닷컴을 설립,'선영아 사랑해'라는 광고 카피로 선풍을 일으키며 업계 리딩 컴퍼니로 끌어올렸다. "온라인 기업과 오프라인 기업을 경험하면서 유망한 벤처경영자를 길러내는 지원인력 풀이 절실함을 느낍니다. 미국에선 벤처캐피털이 경영지원 전문인력을 보내 엔지니어 출신의 벤처경영자를 스타 CEO로 조련합니다. 따라서 국내 벤처캐피털들도 단순 투자자 역할에서 벗어나 매니지먼트 지원인력을 양성하는데 눈을 돌려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정한영 기자 c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