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가 이달 31일 창립 55주년을 맞는다. 29일 무협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해방직후인 지난 46년 설립된 무협은 어느 사업자단체나 경제 4단체에 비해서도 경제적으로 탄탄한 자립 기반을 갖추고 있다. 무협은 서울 강남 요충지인 삼성동 무역센터 일대 부지 4만5천평, 트레이드타워,아셈타워, 코엑스 건물 등을 소유하고 있으며 이 일대 현대백화점 및 공항터미널 지분 등까지 포함하면 덩치가 어마어마한 규모다. 나름대로 그동안 한국무역정보통신(KTNET)을 통한 수출입통관업무 자동화, 무역인재양성, 전시사업, 중소업체 현장 애로 지원, 민간 통상활동 등 사업을 통해 우리나라 무역에도 상당한 기여를 해왔다. 그러나 존립 근거인 무역진흥과 회원사 기여 측면에서 기업인들과 전문가들이부정적인 의견을 일부 피력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회원 가입 여부가 완전자유화된 지난해의 경우 무역업체는 4천595개사 늘었지만협회 회원사수는 미가입과 탈퇴로 오히려 5천243개사 줄었다. 특히 최근 수출이 악화되면서는 덩치에 비해 딱히 내놓을 만한 수출지원 사업이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이는 지난 69년부터 90년대 후반까지 실시된 정부의 무역진흥 특별회계가 종자돈이 돼 무역협회가 현재의 덩치를 가질 수 있었던데 기인한다. 무역특계는 정부가 무역진흥을 위한 사업비 마련 목적으로 정유 등 내수용 수입품에 대해 일정액을 거두도록 한 것으로 현재의 무역협회 자산은 국민의 부담으로조성됐다고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역협회도 이런 비판을 인식, 대회원 서비스를 보강하고 무역진흥 사업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회원 서비스 차원에서는 곧 항공사, 택배사, 국제특송사 등과 제휴, 회원사에할인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며 무역진흥 측면에서는 무역 인프라 구축을 위해 대구국제광학전 등을 국제적인 전시회로 키우는 것을 올해 주요 사업으로 정하고 있다. 특히 인천국제공항의 관세자유지대에 대규모 물류단지를 개설하는 방안도 현재검토중이다. 무역특계 시절 상공부에 재직했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무역협회 자산이 우리 나라 무역진흥에 기여될 수 있도록 바람직한 활용방안을 사회적으로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경수현기자 ev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