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TV '일요일 일요일밤에'의 '러브하우스' 코너가 인기다. 좁고 불편한 집을 깔끔하고 쓸모있는 집으로 고쳐 주는 이 프로그램은 최근 대상을 서울ㆍ경기지역에서 전국으로 확대했다. 리모델링 설계를 맡은 양진석ㆍ남궁선씨는 CF모델로 활약하고, '양진석의 인테리어'는 신축아파트의 홍보문구가 됐다. 실제 이 코너의 리모델링 효과는 보는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한다. 도저히 어떻게도 손댈 수 없을 것같은 낡고 이상한 구조의 공간이 산뜻하고 실용성 만점의 장소로 바뀌기 때문이다. 비결은 틀 곳은 트고 막을 곳은 막는 공간구조 변경과 수납공간 확충및 변신가구 활용 등이다. 현관의 신발장을 천장까지 높이고 벽과 천장 사이에 수납장을 설치하는 등 집안 곳곳에 수납공간을 만들어 살림살이를 정돈할수 있게 하고 접는 식탁이나 세우는 침대 등 변신가구를 이용해 공간을 대폭 넓히는 것이다. 물론 고쳐진 집을 보면 간혹 꼭 있어야 할 기존 살림살이가 없고 비싼 가구가 보이는 등 연출한 흔적도 나타나지만 리모델링이 실내환경을 얼마나 변화시키는 지를 절감하게 하는 것만은 틀림없다. 이 프로그램의 영향도 있는 것일까. 최근 국내엔 리모델링 바람이 일고 있다. 헐고 다시 지으려면 주차공간 확보나 달라진 용적률 때문에 실제 면적이 줄어들수 있는 만큼 뼈대인 구조물(30%)만 남기고 몽땅 바꾼다는 것이다. 주택 리모델링은 그러나 TV에서 보는 것처럼 간단하지 않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모두 뜯어고치기보다 불필요한 물건은 과감히 버리고 가구배치라도 달리 하는 평소의 노력과 관심이야말로 러브하우스를 만드는 비책이다. 또 '러브하우스'가 뜬 데는 등장인물들의 가난하지만 따뜻하고 긍정적인 모습도 한몫 톡톡히 했다는 점도 기억할 일이다. 허리를 굽혀야 들어갈 수 있는 화장실, 연탄가스가 새 겨울에도 문을 열어놔야 하는 반지하방, 다 큰 딸이 부모와 함께 자는 9.5평짜리 집에 다섯식구가 살면서도 "우리보다 더 어려운 사람이 많은데"라며 미안해 하는 이들의 모습은 집의 크기나 구조가 행복과 비례하지 않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