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낙태아로 부터 채취한 배선(胚線) 줄기세포를 척추마비 쥐에 주입해 쥐의 일부 운동기능이 회복됨으로써 배선 줄기세포도 배아 줄기세포만큼 손상된 조직을 수리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고 뉴욕 타임스가 26일 보도했다. 존스 홉킨스대학의 생물학자인 존 기어하트 박사는 바이러스에 의해 척추신경세포가 파괴된 쥐에 인간태아의 줄기세포를 주입하자 완전히는 아니지만 마비된 쥐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밝힌 것으로 신문은 전했다. 기어하트 박사는 이날 잭슨연구소에서 열린 한 학술회의에서 발표한 연구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실험결과를 발표했다. 기어하트 박사는 이 실험에 사용된 배선 줄기세포는 모체의 건강상 이유로 임신중절된 낙태아에서 채취한 것이지 임신 클리닉에서 쓰고 남은 인간배아에서 채취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인간 배아가 파괴되는 연구에는 연방연구자금을 지원할 수 없다는 규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의학계의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배아 줄기세포이고 실제로 배아 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구가 더 많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배아 줄기세포를 얻으려면 인간배아를 파괴해야 하기 때문에 윤리적 문제가 제기된다. 기어하트 박사가 이용한 태아 줄기세포는 다음 세대의 난자 또는 정자를 형성하는 세포이기 때문에 배아 줄기세포라 하지않고 배선줄기세포라고 부른다. 배선 줄기세포는 배아를 파괴하는 것과는 무관하지만 국립보건연구원(NIH)의 연구지침에는 같은 인간배아세포로 분류되고 있다. 이 두 가지 줄기세포는 모두 인체가 필요로 하는 모든 종류의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생물학자들은 이 두 줄기세포가 똑같이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음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으며 배선 줄기세포보다는 알려진 것이 많은 배아 줄기세포를 선호하고 있다. 그러나 기어하트 박사는 시험관 실험에서 배선 줄기세포가 배아 줄기세포와 똑같은 특성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또 이번 쥐 실험에서도 배선 줄기세포의 능력이 확인되었다고 지적했다. (뉴욕=연합뉴스) 엄남석 특파원 eomn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