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 How are you?'라는 내용의 e메일을 통해 감염되는 '서캠(sircam) 바이러스'가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이 바이러스는 특히 세계 최고수준의 보안체계를 자랑하는 FBI(미 연방수사국)의 컴퓨터에도 침입, 내부 기밀문서를 외부로 유출시켰다. 이 바이러스는 개인 PC에 저장된 문서나 엑셀 ZIP파일 등을 무차별적으로 e메일에 첨부, 다른 사용자들에게 보내고 있어 개인 및 기업정보가 자신도 모르게 밖으로 흘러나가고 있다. 기업의 자금수지 계획, 원가절감 방안, 연구개발 과제, 건설자산 잔액명세서 등 다양한 내부 문서가 e메일로 퍼지고 있는 것이다. 컴퓨터 숙련자들의 경우 바이러스를 제거한 상태에서 원본 파일만 열어볼 수 있어 기업정보의 유출로 인한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일 처음으로 이 바이러스에 의한 피해가 접수된 이래 한국정보보호진흥원과 백신업체에 들어온 신고 건수는 26일까지 2천건을 훨씬 넘어섰다. 바이러스 신고율이 1%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피해는 이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당초 시스템에 심각한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이 바이러스는 파일을 삭제하는 기능도 갖춘 것으로 드러났다. 백신 개발업체인 하우리 권석철 사장은 "바이러스의 내부를 정밀 분석해본 결과 감염 이후 치료를 받지 않았을 경우 특정일에 C드라이브의 일부 파일과 폴더를 지울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정보보호진흥원 박정현 팀장은 "바이러스에 감염됐음에도 불구하고 치료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인터넷에 접속하는 사용자들이 늘어나고 있어 감염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고 있다"며 "바이러스 메일을 보낸 사람에게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사실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