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25일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에 대해 재산국외도피 등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 최 전 회장은 검찰과 '지독한' 악연을 맺게 됐다. 끈질긴 악연의 시작은 99년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최 전 회장은 미국에유령회사를 설립, 선하증권 등을 허위로 작성해 국내 4개 은행으로부터 수출금융 등명목으로 1억8천500여만달러를 대출받고 이 중 1억6천500여만달러를 해외로 빼돌린혐의로 구속됐다. 최 전 회장은 현 정부 들어 구속된 첫 재벌총수로 기록되면서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됐다. 결국 99년 7월 1심에서 징역 5년에 1천960억여원의 추징금을 선고받았고 아직도항소심이 진행중이다.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인 99년 5월 최 전 회장은 부인 이형자씨가 온 나라를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었던 `옷로비 의혹' 사건에 휘말리면서 또다시 검찰과의 악연이 이어졌다. 당시 김태정 법무부 장관 부인 연정희씨가 "라스포사 의상실에서 밍크코트를 산일이 없고 집으로 배달된 코트를 돌려보냈는데도 이형자씨가 마치 내가 옷을 산 뒤옷값대납을 요구한 것처럼 주장했다"며 이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것. 결국 최 전 회장은 지난해 1월 `라스포사 사장 정일순씨로부터 밍크 3벌 등 옷값을 대납해달라는 요구를 받았다'는 등 국회에서 위증을 한 혐의로 부인이 구속되고 처제도 법정에 서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이날 청구된 사전구속영장에 따르면 최 전 회장은 현재 재판이 진행중인 재산국외도피 사건을 감추기 위해 다시 회사 재산을 해외로 빼돌렸을뿐 아니라 자신이 인수한 학원의 채무변제를 위해 160억여원을 기부한 혐의를 받고 있다. 따라서 비록 보석으로 풀려나긴 했지만 아직도 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인' 신분인 최 전 회장은 보석 취소와 함께 또다시 구속될지도 모르는 위기에 처한 셈이다. (서울=연합뉴스) 공병설 기자 k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