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장중 전 고점을 깨는 오름세에서 공급 물량에 밀려 내림세로 마감했다. 개장초의 상승세는 크게 꺾이며 1,310원을 지지하지 못했다. 시장 주변 여건은 환율에 혼란을 불러일으켰으며 공급 우위의 장세가 유지됐다. 월말을 앞둔 물량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박스권이 공고해지고 있다.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희석되고 있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0.80원 내린 1,308.50원에 마감했다. 장 막판까지 은행권의 달러되팔기(롱스탑)는 지속돼 내림세가 가속화됐다. 개장초 전 고점을 경신하는 등 줄곧 오름세를 유지하던 환율은 장 후반 들어 주변 여건의 호전을 발판삼아 하락세로 돌아섰다. 달러/엔은 23일 뉴욕장에서 124엔을 회복했음에도 이날 오름세 유지에 어려움을 겪었고 국내 주가는 장 후반 극적으로 상승 전환했다. 상승과 하락 요인 사이에서 시소게임을 펼친 환율은 1,315원에 대한 경계감이 강하게 작용하는 과정에서 물량 공급이 적극 이뤄졌다. 개장초 엔 약세 등을 보고 달러매수초과(롱)포지션을 가져갔던 시장참가자들은 달러되팔기(롱스탑)에 적극 나섰다. 매수심리에 비해 실질적인 매수세가 따라주지 않았던 셈.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환율 상승을 기대하던 사자(롱)플레이가 1,314원선에 집중된 네고물량의 포화를 맞고 아래쪽으로 휩쓸렸다"며 "1,315원은 큰 저항선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일 특별한 것이 없다면 물량부담이 가중된 상황에서 1,310원은 높아보인다"며 "역외매수를 염두에 둔다면 내일은 넓게 보면 1,303∼1,313원, 좁게는 1,305∼1,310원"으로 예상했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오를 때마다 물량이 부담을 줘 생각이상으로 원화가 강한 점을 확인했다"며 "LG칼텍스정유의 물량이 공급됐다는 얘기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상승요인은 많으나 월말로 접어들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수급에 의한 장세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 혼조 띤 시장 주변 여건 = 124엔대를 회복한 달러/엔은 오름세를 지지하지 못했으며 국내 증시는 극적인 역전승을 맛보았다. 이같은 시장 주변 여건의 변화보다 환율에 적극적인 영향력을 과시한 요인은 물량 부담이었다. LG칼텍스정유가 3억달러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성공함에 따른 달러 공급이 이뤄졌다는 얘기도 나왔다. 25일 입금예정이지만 미리 원화로 바뀌어졌다는 얘기다. 달러/엔은 뉴욕장에서 오름세를 타 124엔대를 회복했으나 이날 도쿄장에서 오름세를 잇지 못했다. 닛케이지수가 낙폭 과대에 따른 반발 매수 등으로 강보합권을 보인데다 달러 강세에 따른 기업 실적 악화 우려가 덧붙여졌기 때문이다. 전날 16년중 최저치로 추락했던 닛케이지수는 장중 내내 강세를 유지하며 전날보다 2.36% 오른 1만1,883.25로 마감했다. 달러/엔은 전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닛케이지수 약세와 6월 일본 무역흑자폭 축소 등이 악재로 계속 작용하고 폴 오닐 미 재무장관의 강한 달러 정책에 대한 입장 고수로 124.42엔에 마감한 바 있다. 또 최근 환율에 부담으로 작용하던 국내 주가도 이날 526.62로 마감, 전날보다 2.41포인트, 0.46% 상승했다. 코스닥지수는 0.39포인트, 0.61% 오른 64.53으로 장을 마감했다. 종합지수 512선까지 추락했던 주가는 사흘만에 오름세로 장을 마감했다. 수급면에서는 공급이 일방적으로 우세했다. 1,314원선에서 적극적으로 나온 물량은 시장참가자들의 매수심리를 위축시켜 달러되사기를 촉발시켰다. 최근 환율이 오를 때마다 부담을 주는 요인이 되고 있다. 역외세력은 개장초 매수에 나섰으나 만기 연장분외에 매수는 자제됐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환율은 전날보다 3.70원 오른 1,313원에 출발, 개장 직후 1,313.50원까지 오른 뒤 한동안 이 범위안에서 등락했다. 23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가치가 5주중 가장 크게 떨어지면서 역외선물환(NDF)환율이 1,314/1,315원에 마감된 것과 불안심리에 의한 매수세가 가세했다. 이후 오름세를 탄 환율은 9시 47분 1,314.50원까지 고점을 확대한 뒤 네고물량 공급 등으로 소폭 되밀려 1,314원 언저리에서 주로 거래됐다. 물량 공급 확대로 오름폭을 줄이던 환율은 11시 37분경 1,312.40원까지 저점을 낮춘 뒤 소폭 등락한 끝에 1,312.70원에 오전 거래를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50원 높은 1,313.2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오름폭을 줄여 1,311원선으로 범위를 내렸다. 이후 환율은 국내 주가의 상승세 전환, 달러/엔 소폭 하락 등을 배경으로 아래쪽으로 급경사를 타 3시 24분경 1,310원을 하향돌파한 환율은 이후에도 하락세가 깊어지면서 4시 23분경 1,308원까지 저점을 내린 뒤 약보합권에서 마감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1,0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주식 순매도 공세를 펼쳤다. 이틀째 주식 순매도에 나선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776억원, 208억坪?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이날 외국인 거래소 순매도분은 지난 9일 1,811억원 기록 이후 최근 열흘 중 가장 많은 수준이었으며 두 시장을 합한 1,983억원 순매도는 올들어 최대규모다. 이틀후 역송금 수요로 환율 상승에 기여할 전망. 장중 고점은 1,314.50원으로 지난 4월 30일 1,323원을 기록한 이후 최고치였으며 저점은 1,308원으로 하루 변동폭은 6.50원이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22억8,05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6억4,31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3억9,900만달러, 3억5,140만달러가 거래됐다. 25일 기준환율은 1,312.1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