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안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의 현대캐피탈 회장 승진발령을 골자로 하는 현대차의 경영진 개편은 금융사업 강화가 목적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능력있는 전문경영인을 자동차그룹의 유일한 금융업체인 캐피탈로 보내 신규사업을 일구겠다는 정몽구 회장(MK)의 의지가 반영된 인사라고 설명했다. 금융부문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이 사장에게 경영을 맡긴 것이라는 얘기다. 여기에는 두가지 배경이 깔려있다. 세계적 자동차 메이커인 GM과 포드 등이 수익의 25% 가량을 금융사업에서 거둬들이고 있는 데 비해 현대차그룹은 10%선에 그치는 취약한 상태라는 점과 이 사장에 대한 최고위층의 평가가 여전히 긍정적이라는 점이다. 실제 이 사장은 과거 현대그룹 종합기획실 시절 자동차를 정 회장에 넘겨주는 밑그림을 그린 인물로 MK체제 안착에도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사장은 또 현대차의 성공적인 미국시장 재진출과 다임러와의 제휴에도 상당히 기여했다는 얘기를 듣는다. 이 사장의 보직이 캐피탈 회장으로 승진의 형태를 띠고 있는 것도 이 사장에 대한 MK의 기대를 보여주는 것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이 사장은 재무통으로 금융사업과 관련,과거 현대생명 인수건과 자동차단종 보험사업 진출 등에 깊은 관심을 보여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 내부에서는 물갈이의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날 현대차그룹에 몸담고 있던 과거 현대그룹 기조실 출신 고위급 임원 두명이 이 사장과 함께 물러났다는 점에서 그렇다. 김동진 신임총괄사장 등 MK의 친정인 옛 현대정공 출신이 자동차마저 장악함으로써 사실상 친정체제를 굳혔다는 것. 이에 따라 앞으로 있을 후속인사에서도 과거 현대정공 출신들의 전진배치가 예상된다는 게 현대차 주변의 시각이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