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 사는데는 불과 10분,고급 오디오 사는데는 무려 2∼3개월' 현대백화점이 판매사원들을 대상으로 고객들의 구매 소요시간을 조사한 결과다. 구매 소요시간은 고객이 매장을 처음 방문한 때부터 최종 구매결정 때까지의 시간을 말한다. 구두나 의류 등 패션상품을 고를때 의외로 시간이 적게 걸리는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구두 구매때는 불과 10분이 소요돼 주요상품중 시간이 가장 짧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전에 원하는 스타일의 상품을 구상해 놓았다가 쇼핑에 나서는 경우가 많은 때문으로 분석됐다. 여성내의인 란제리 구매에는 15∼30분이 소요된다. 그냥 몸에 대보는게 아니라 직접 입어보는 고객이 많기 때문이다. 수영복의 경우 남성이 30분 걸려 여성의 15분보다 2배 정도 길다. 여성들은 원하는 스타일을 미리 점찍거나 구상했다가 사지만 남성들은 아무런 정보없이 매장을 찾아 고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백화점측은 설명했다. 남성들이 양복 한벌을 사는데 드는 시간은 40분 안팎,여성들이 정장을 구입할 때는 30분에서 1시간 가량 소요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남성들은 보통 3∼4개 브랜드 매장을 둘러보지만 처음 찾은 매장에서 구매하는 비율이 50%를 넘었다. 고급 오디오,대형 가전제품 등 고가품의 경우는 구매 소요시간 역시 긴 것으로 조사됐다. 대당 수백만원 하는 대형 냉장고는 평균 방문시간이 30분 안팎이며 보통 2∼3회 방문한 후 구매 결정을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 본점 지하 2층 로얄부티크 매장에 있는 네덜란드산 명품 오디오 B&O(뱅앤울프슨)의 경우는 최종구매까지 보통 2∼3개월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장 방문수도 평균 5회에 이른다. 값이 1천만원을 넘는 고가상품이어서 구매결정까지 3∼4년 걸리는 고객도 있다고 판매사원들은 밝혔다. 모피의류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상품이다. 한벌당 가격이 몇백만원을 호가하는 모피의류는 구매시간이 3∼5일 소요된다. 최종 구매할 때까지 3∼4회 매장을 찾는다. 한번 방문해 2∼3시간 동안 모피매장들을 둘러보는게 보통이다. 재미있는 것은 모피의류 고객들은 대체로 평일을 택해 상품을 산다는 점. 손님이 붐비는 주말과 달리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할 필요가 없어서다. 현대백화점 영업전략실 김대현 차장은 "실제 고객의 구매행태를 들여다보면 충동구매는 극소수이며 신중하게 고민한 후 상품을 사는 고객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강창동 기자 cdkang@hankyung.com